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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세계 문화유산 등재된 남한산성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세계 문화유산 등재된 남한산성

입력 2014-07-14 00:00
업데이트 2014-07-14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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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년 역사와 빛났고 세계유산으로 빛난다

‘성’(城)이란 적군의 침입을 막기 위해 흙이나 돌 등으로 쌓아 올린 장애물을 말한다. 인류는 농경에 따른 정착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 ‘담’을 쌓았다. 이것을 성곽의 기원으로 보기도 한다. 특히 외침이 많았던 우리 역사 속에서 ‘성’은 국토를 지키려 했던 ‘호국 의지’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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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됨으로써 인류가 함께 보존해야 할 세계의 보물로 인정받게 됐다. 산성 동문의 하늘에서 별들이 만들어낸 궤적이 마치 등재를 축하하는 듯한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니콘 D800. F8. 15초 간격 5시간 촬영).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됨으로써 인류가 함께 보존해야 할 세계의 보물로 인정받게 됐다. 산성 동문의 하늘에서 별들이 만들어낸 궤적이 마치 등재를 축하하는 듯한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니콘 D800. F8. 15초 간격 5시간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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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은 최근 복원과 함께 둘레길이 정비되면서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주말 가족 여행지로 관심을 끌고 있다(서문에서 북문으로 가는 구간).
남한산성은 최근 복원과 함께 둘레길이 정비되면서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주말 가족 여행지로 관심을 끌고 있다(서문에서 북문으로 가는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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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최고봉 청량산에 지어진 수어장대(守禦將臺). 장대는 전쟁 때나 군사훈련을 위해 마련된 장수의 지휘소를 말한다.
남한산성 최고봉 청량산에 지어진 수어장대(守禦將臺). 장대는 전쟁 때나 군사훈련을 위해 마련된 장수의 지휘소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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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2㎞에 달하는 성곽에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성벽의 관리 구간을 구분하기 위한 표지의 ‘상징석’이 원형대로 보전되어 있다.
총 12㎞에 달하는 성곽에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성벽의 관리 구간을 구분하기 위한 표지의 ‘상징석’이 원형대로 보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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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의 5개 옹성(甕城) 중 하나인 연주봉옹성. 옹성은 문을 밖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성문의 외부에 설치한 이중 성벽이다.
남한산성의 5개 옹성(甕城) 중 하나인 연주봉옹성. 옹성은 문을 밖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성문의 외부에 설치한 이중 성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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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당 근처의 암문(暗門). 암문은 적의 관측이 어려운 곳에 설치한 성문의 일종이다. 남한산성은 현재 남아 있는 암문이 모두 16개로 우리나라의 성 중에서 암문이 가장 많은 성에 속한다.
청량당 근처의 암문(暗門). 암문은 적의 관측이 어려운 곳에 설치한 성문의 일종이다. 남한산성은 현재 남아 있는 암문이 모두 16개로 우리나라의 성 중에서 암문이 가장 많은 성에 속한다.


산지지형인 우리나라는 산에 쌓은 ‘산성’(山城)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 땅에서 산성의 기원은 선사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깊다. 기원전 1000년 전부터 다른 부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산에 성벽을 쌓기 시작한 이후,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에 와서 절정을 이뤄 한반도에만 모두 1200여개의 산성이 세워지게 됐다고 한다.

지난달 한국의 대표적인 산성인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남한산성은 산악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만든 성곽이다. 계곡과 능선을 따라 불규칙적으로 성벽을 세우다 보니 산성의 존재를 알기가 어렵다. 적들은 힘들여 험난하고 굽이진 산을 올라야 했다. 방어를 하는 데 탁월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성 안에 수많은 군인과 백성들이 상주할 수 있도록 큰 규모로 지은 것도 남한산성의 특징이다. 자연적인 지형지물 위에 돌을 얹은 형태는 민족 고유의 심미관과 토착기술을 응집하여 만든, 세계에 없는 고유한 성곽의 모양이다. 조상들의 자연과 인간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미적 감성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다. 남한산성 문화관광사업단 신명종 연구원은 “우리 선조들의 산성축성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산성건축의 교과서’라 불릴 만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남한산성의 문화재적 가치에 세계가 주목했다. 유네스코는 “남한산성이 지형을 이용한 축성술이 돋보이는 초대형 산성”이라 평가하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한 것이다. 또한 체계적 관리로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남한산성에는 촘촘하게 쌓아 올린 돌의 개수만큼이나 많은 사연이 담겨 있다. ‘남한산성’ 하면 병자호란의 치욕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남한산성은 훨씬 이전부터 이어져 온 긴 역사와 더 많은 이야기들을 품고 있다. 삼국시대부터,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매 시기, 격전의 현장이었던 남한산성은 한강유역과 수도에 대한 방어 기능을 담당한 천혜의 요새였다. 남한산성은 굴곡 많은 세월을 온몸으로 견뎌온 역사의 산증인이다.

수어장대(守禦將臺·지휘관이 군대를 지휘하던 누각)에 올라와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던 이혜선(37·서울 강남구)씨는 “남한산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축하하는 다양한 행사가 산성 일대에서 열린다는 말을 듣고 가족들과 함께 왔다”며 “아이들에게 남한산성에 대한 역사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고 각종 전시회도 즐거웠다”고 말했다. 남한산성 문화관광사업단 세계유산담당 노현균 팀장은 “남한산성은 굴욕의 역사가 담겨 있지만 끝까지 나라를 지키려던 선조들의 애환과 삶이 그대로 묻어 있는 곳”이라며 “우리가 현재 기억해야 할 남한산성은 위기의 순간에도 역사를 이어온 지혜로움의 산물이며 위대한 문화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오천년 역사와 함께 살아 있는 유산으로 불리고 있는 남한산성이 지금 세계를 매료시키고 있다. 주말이면 한번쯤 호국의 성지인 남한산성에 올라 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기려보는 것은 어떨까.

글 사진 jongwon@seoul.co.kr
2014-07-1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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