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햄릿’ 잇단 취소, 돌려막기 병폐 어쩌나…

입력 : 2017-06-19 17:44 ㅣ 수정 : 2017-06-1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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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 입장 후 돌연 취소 ‘원성’

스태프와 임금 체불 갈등 불거져
빚내 공연 올리는 고질적 관행 탓
제작비 공탁금 등 보호장치 필요

뮤지컬 햄릿

▲ 뮤지컬 햄릿

연이어 공연을 취소해 파문을 일으킨 뮤지컬 ‘햄릿’ 사태로 공연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돌려막기’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뮤지컬 ‘햄릿’은 두 차례나 일방적으로 공연을 취소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17일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할 예정이었던 ‘햄릿’은 지난 15일과 마찬가지로 관객이 모두 입장한 상황에서 공연 취소 사실을 알려 관객들의 원성을 샀다.

제작사인 더길미디어의 고원영 대표는 이날 직접 무대에 올라 “스태프들과 저희(제작사)가 문제가 있다”면서 “어떻게든 설득해서 공연을 하려고 했으나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사는 당초 기술적인 문제를 공연 취소 이유로 들었지만 일각에서 제기된 일부 배우와 스태프들의 임금 체불 문제를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단 지난 18일 공연을 재개했지만 공연 취소에 따른 파장이 적지 않아 오는 7월 23일까지 예정된 공연이 정상적으로 진행될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제작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정리해 발표한다고 밝혔다.

임금 체불, 돌려막기 문제로 인한 공연 취소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임금 체불 문제로 인한 배우들의 출연 거부로 공연이 중단됐다. 지난해 뮤지컬 ‘록키’ 역시 임금 체불, 대관료 미납 문제로 공연 개막 직전에 취소된 바 있다. 이런 상황은 공연계의 고질병인 ‘돌려막기’식 제작 관행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일단 빚을 내 공연을 무대에 올린 뒤 다음 공연의 수익금이나 투자금으로 이전 공연의 빚을 청산하는 식의 ‘돌려막기’는 공연계의 해묵은 관행이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제작자들이 충분한 제작비 없이 공연을 올린 이후 스타 배우들에게 일단 개런티를 지급하고 나머지 앙상블 배우나 스태프들의 임금은 나중에 정산하는 식의 안일한 접근이 반복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 교수는 “미국 브로드웨이의 경우처럼 공공 단체나 협회 차원에서 전체 제작비의 일정 비율을 공탁금으로 내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혜원 경희대 경영대학원 공연예술산업론 교수는 “반복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작사도 제재해야 하지만 뮤지컬 전체 시장의 건강을 위해 앙상블 배우나 스태프들의 최저 근로조건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한국뮤지컬협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경영지원센터 등 중립 기관들이 나서서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창작자, 배우, 스태프들을 대변할 수 있는 제도의 기틀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7-06-2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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