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서울 삼성, 입장 수익 36.5%↑ 스폰서십 53%↑
프로농구 서울 삼성 제공
삼성 구단들이 추진해온 마케팅 혁신이 벌써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의 2016~17시즌 관중 동원 현황에 따르면 10개 구단 중 지난 시즌에 견줘 홈 관중이 늘어난 구단은 삼성이 유일했다. 가장 심한 곳은 36%나 관중이 줄었는데 삼성은 15.3% 늘었다.
프로배구 삼성화재는 같은 시즌 85.6%의 홈 경기 관중 점유율을 기록해 V리그 구단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지난 4월 2016~17시즌 V리그 시상식에서 구단 마케팅상을 수상한 이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일기획의 노하우를 구단 마케팅에 접목하고 구단 간 우수 마케팅 사례들을 공유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프로 스포츠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좋은 경기력뿐 아니라 적극적인 팬 친화 마케팅이 필수라는 점 때문에 삼성 구단들의 변화를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농구 경기력과 팬서비스 향상…‘돈 내고 올 만한’ 경기장 조성
프로농구 삼성 구단이 21일 2016~17시즌 정규리그 마케팅 성과를 분석해보니 2년 연속 입장 수익과 스폰서십 수익이 증가했다. 입장 수익은 2015~16시즌에 이전 시즌보다 9.2% 증가한 5억 5008만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 시즌 다시 25.1% 늘어난 6억8792억원을 거둬들여 2년 누적 36.5% 늘었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팀 성적이 10위→5위→3위로 올라간 영향도 크지만 ‘돈 내고 올 만한 경기장’을 만들기 위한 구단의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먼저 팬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춘 신규 좌석들을 창출했다. 새로운 각도로 현장감 있는 관람이 가능한 코트사이드 라운지형 소파 좌석은 지난 시즌 신설돼 평균 91.0% 점유율을 기록했다. 2015~16시즌부터 초대권 발행을 최소화하면서 평균 관중 수는 2014~15시즌 4799명, 2015~16시즌 2618명을 거쳐 지난 시즌 3018명으로 줄었지만 입장객 평균 티켓 가격을 의미하는 객단가는 3461원에서 8443원으로 올랐다. 유료 관중률은 86.3%로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스포츠 마케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스폰서 마케팅 수익이 2년 새 52.8%로 가파르게 신장됐다. 대형 스폰서인 매일유업과 리더스 코스메틱을 스폰서로 유치하고 지난 시즌부터 유니폼 앞뒤에 브랜드 로고를 부착했다. KBL 팀 가운데 유니폼에 모기업 이외 기업 브랜드를 부착한 건 서울 삼성과 인천 전자랜드(아이에스동서) 뿐이며 창원 LG는 지자체인 강원 양구군의 슬로건 ‘청춘양구’를 노출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농구단 자체 홍보 뿐만 아니라 스폰서와 함께하는 홍보활동에도 공을 들여 2014~15시즌 때 페이스북 팬 수는 5030명으로 10개 구단 중 3위였으나 2015~16시즌부터 1위로 올라섰고 현재 1만 8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조회 수 10만건 이상을 기록한 김현준 농구장학금 헌정 영상, 주희정 1000경기 기념 영상, 주희정의 스킬 트레이닝 영상, 전지훈련 중 마이클 크레익의 토마호크 덩크 영상 등 자체 제작 콘텐츠를 통해 감동과 재미를 안겼다.
△ 프로배구 입장 수익 26.6% 늘어 ‘구단 마케팅상’ 수상
삼성화재는 무료 관중 중심이었던 관람 문화를 바꾸는 데 앞장섰다. 지난 시즌 무료 관중을 27.4% 줄이면서도 유료 관중을 38% 늘려 전체 관중은 0.4%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입장 수익도 이전 시즌보다 26.6% 늘었다.
특히 10~20대 팬이 늘어났다. 지난 시즌 티켓 예매데이터에 따르면 10~20대 관객은 5762명으로 직전 시즌의 곱절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점유율도 10%에서 16%로 늘어났다.
SNS를 활용한 적극적인 온라인 마케팅이 주효했다. 지난해 9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순차적으로 공개한 16부작 웹다큐멘터리 ‘나는 블루팡스 배구선수다’가 대표적이다. 편마다 한 선수를 밀착 촬영해 배구에 대한 생각, 팬들에 대한 생각을 담은 이 시리즈물은 네이버와 페이스북을 통해 누적 조회 70만건이란 유례 없는 기록을 남겼다. 덩달아 SNS 홍보 성과의 척도로 꼽히는 페이스북 ‘좋아요’ 수는 전년 대비 37% 늘어 1만명을 돌파했다.
현대캐피탈과의 라이벌전 ‘V클래식 매치‘를 활용한 참신한 마케팅도 효과를 봤다. 두 구단은 프로에서 보기 힘든 승부 내기를 통해 관중들에게 간식, 용품 등을 선물했다. 대전 홈구장에서 올해 열린 라이벌 매치 관중은 이전 시즌 대비 19.5% 증가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