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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기·2009년 10월 전에 든 보험 ‘일단 유지’

1년 만기·2009년 10월 전에 든 보험 ‘일단 유지’

이두걸 기자
이두걸 기자
입력 2017-08-15 23:06
업데이트 2017-08-16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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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보장성 확대하는데… 실손보험 깰까 말까

정부가 최근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기존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건강보험이 그동안 보장해 주지 않았던 비급여 항목이 줄어들면 굳이 따로 보험료를 내면서까지 실손보험을 유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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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가입자 본인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보험 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1년 만기 상품이나 2009년 10월 이전에 가입한 보험 상품은 일단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15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실손보험은 비급여 진료비와 급여 진료비 중 본인 부담금을 보장해 주는 보험 상품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실손보험 가입 건수는 3266만건이다. 전체 인구의 63.2%가 가입한 ‘제2의 건강보험’이다. 가구당 매달 평균 실손보험료가 27만 6000원에 달하는데도 전체 진료비에서 건강보험이 보장해 주는 비율이 60% 선에 그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전문가들은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서둘러 해약하기보다는 정부 정책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지켜보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기존 실손보험이 담당하는 영역이 당장 줄어들지는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3500여개 항목에 대해 급여로 전환하거나 환자 본인부담률을 30~90%까지 차등 적용할 계획이다. 본인이 해당하는 질병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더라도 스스로 부담해야 할 몫은 남는다는 뜻이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건강보험이 적용될 질환이나 본인부담률 등 세부 정책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보험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당장 실손보험을 해약했다가 건강보험이 보장해 주지 않는 질병에 걸렸을 때 ‘보험 공백’에 시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의 ‘유도’에 따라 실손보험료가 내려갈 여지도 높다. 올 한 해 동안 롯데손해보험(32.8%), 현대해상(26.9%), 삼성화재(24.8%) 등 상당수 보험사들이 20% 이상 보험료를 인상했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2014년 108.5%에서 지난해 120.7%로 상승했다는 점이 근거가 됐다. 손해율이 100%를 넘으면 수익에 비해 지출이 많다는 뜻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보험사들은 5조 51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조 2170억원(28.3%)이나 급증한 수치다. ‘곳간’이 풍족해진 만큼 자동차 보험료과 마찬가지로 실손보험료 역시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연령이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보험 유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한 손보업체 관계자는 “본인이 가입한 상품을 항목별로 따져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적은 젊은층 등은 보험을 해약하거나 특약 내용을 줄여 보험료 부담을 줄이고, 고령층의 경우 기존 상품을 그대로 가져가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손보험 상품의 가입 시기와 보장 내용 등도 살펴봐야 한다. 2009년 10월 이전에 가입한 실손보험은 유지하는 게 낫다. 해당 시기 이전 상품은 병원 입원 때 자기 부담금이 아예 없고, 통원 치료는 회당 5000원만 내면 돼 유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1년 만기 자동갱신형 상품은 매년 인하된 보험료율을 적용받을 수 있어 계속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면서 “3, 5, 7, 10년 정기형 상품 가입자들은 향후 보험료가 떨어지지 않으면 해약하고, 신규 가입 희망자들은 보험료 인하 상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2017-08-1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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