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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운전 충돌 직전 의자 진동…화들짝 놀라 브레이크”

“졸음운전 충돌 직전 의자 진동…화들짝 놀라 브레이크”

김지수 기자
입력 2017-08-20 11:17
업데이트 2017-08-2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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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공단 ‘버스 첨단안전장치’ 기능 시연회…시연 운전사 ‘만족’

“졸음운전 등으로 앞차와 간격이 좁아졌을 때 의자 등받이 진동장치가 울려 화들짝 놀라 정신을 차리게 됩니다. 안전운전에 무척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다른 버스에도 빨리 설치했으면 합니다”
18일 경기도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진행한 ‘버스 첨단안전장치 기능 시연회’에 참여한 버스. 이 버스에는 자동비상제동장치(AEBS), 차로이탈경고장치(LDWS), 전방충돌경고장치(FCWS)에 사용되는 레이더센서(붉은색 동그라미 안)와 비전센서(붉은색 네모 안)이 달려있다. 연합뉴스
18일 경기도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진행한 ‘버스 첨단안전장치 기능 시연회’에 참여한 버스. 이 버스에는 자동비상제동장치(AEBS), 차로이탈경고장치(LDWS), 전방충돌경고장치(FCWS)에 사용되는 레이더센서(붉은색 동그라미 안)와 비전센서(붉은색 네모 안)이 달려있다. 연합뉴스
지난 18일 교통안전공단이 진행한 ‘버스 첨단안전장치 기능 시연회’에 자신이 운전하는 전세버스를 몰고 온 신동아고속관광 이관일(51) 기사는 버스에 장작된 차로이탈경고장치(LDWS)와 전방충돌경고장치(FCWS) 성능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날 시연회는 경기도 화성시 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시연은 LDWS·FCWS를 설치한 버스와 자동비상제동장치(AEBS)를 장착한 버스를 시험차로에서 운행하며 장치 성능을 테스트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먼저 AEBS가 설치된 버스가 기자들을 태우고 출발했다.

AEBS는 전면에 장착된 레이더·비전(카메라) 센서를 통해 선행 차량과의 거리를 측정하고, 주행속도 등을 고려해 충돌 위험성을 계산한다.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충돌 예상 1.4초 전에 운전자에게 계기판 표시, 경보음, 의자 진동 등 3가지 중 2가지 방법으로 1차 경고를 보낸다. 충돌 예상 0.8초 이전에 2차 경고를 보내도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자동으로 제동장치가 작동해 속도를 줄이고 정지한다.

이날 시연은 AEBS를 장착한 버스가 시속 45㎞로 달리다가 전방에 정차한 차량을 인식하고 정지하는 시나리오로 진행됐다.

기자들이 탄 AEBS 장착 버스는 전방에 정차된 차량과 가까워지자 경고등과 ‘삑삑’ 소리로 경고한 뒤 급정거해 차량 모형 약 50㎝ 앞에서 멈춰 섰다.

이 버스를 운전한 기사는 “위험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전혀 밟지 않았지만, 버스가 급정거하며 멈춰 섰다”고 신기해 했다.

다만, 버스가 급정거하면서 버스에 타고 있던 기자들의 몸이 앞으로 급격히 쏠리는 등 급정거에 따른 부상 위험도 있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공단 관계자는 “오늘은 주행속도가 시속 45㎞에 불과해 앞차와 충돌하지 않았지만, 시속 60㎞ 이상으로 달리는 상황에서는 차량이 밀려 충돌할 수도 있다”며 “AEBS는 충돌을 완벽하게 막아주는 시스템이라기보다 충돌을 막거나 충돌 상황에서 속도를 줄여 충돌 강도를 낮춰 부상을 줄여주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자들은 LDWS와 FCWS가 함께 장착된 버스에 올랐다.
18일 경기도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진행한 ‘버스 첨단안전장치 기능 시연회’에 참여한 버스 내부. 이 버스 운전석 의자에 놓인 진동장치(붉은색 동그라미 안). 이 장치는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울려 운전자를 깨우는 역할을 한다. 연합뉴스
18일 경기도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진행한 ‘버스 첨단안전장치 기능 시연회’에 참여한 버스 내부. 이 버스 운전석 의자에 놓인 진동장치(붉은색 동그라미 안). 이 장치는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울려 운전자를 깨우는 역할을 한다. 연합뉴스
이 버스는 비전 센서로 선행 차량과 거리 등을 감지해 운전자가 깜빡이를 켜지 않고 차선을 벗어나거나 전방 차량과 간격이 좁아져 충돌위험이 감지되면 시각·청각·촉각 등 방법으로 위험 상황을 운전자에게 알린다.

공단은 3가지 경고 방법 가운데 2가지를 충족한 제품을 인증하고 있다.

시연 버스가 달리자 LDWS는 좌우 차선을 인식했다. 이어 버스가 차선을 살짝 벗어나자 ‘삑삑’ 경고음이 울렸다. 버스 운전기사는 의자에 설치된 진동장치도 함께 울렸다고 말했다.

FCWS는 AEBS처럼 앞서가던 차와 간격이 좁혀져 충돌위험이 커지자 경보음과 진동으로 사고 위험을 알렸다.

다만, FCWS는 운전자에게 위험을 알리는 기능만 있고 자동으로 차량을 멈추는 기능은 없다.

일부 기자들은 충돌 예상 약 2초 전에 위험을 알렸지만, 실제 운전 상황에서 충분히 대처할 만한 시간이 되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에 이관일 기사는 “고속도로에서 실제 운행해본 경험을 비춰보면 시속 100㎞ 정도로 달리는 상황에서 앞차와 충돌위험을 예방하는 효과가 충분하다”며 “사고가 나더라도 속도를 줄인 상태여서 피해가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연한 버스 첨단안전장치 효과는 국제적으로 확인됐다.

유엔과 EU 등 연구에 따르면 AEBS와 LDWS는 교통사고 사망자를 각각 18%, 15%씩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부도 지난해 졸음운전으로 인한 봉평터널 관광버스 추돌사고 이후 올해 7월 경부고속도로 광역버스 사고가 다시 발생하자 ‘사업용 차량 졸음운전 방지대책’을 발표, 수도권 광역버스 3천여대에 LDWS와 FCWS를 장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FWCS·LDWS 장착 대상 사업용 차량 기준을 기존 11m 초과 승합차에서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길이 9m 이상 사업용 승합차로 확대했다.

신차는 모든 승합차와 3.5t 초과 화물·특수차량에도 장착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이날 시연회에는 공단이 자체 개발한 ‘디지털운행기록계 활용 피로운전 단속기’(DTG) 작동도 공개했다.

모든 사업용 버스에 설치하게 돼 있는 이 장치에서 데이터를 추출한 뒤 태블릿PC로 옮겨 분석하자 차량의 운행속도와 기사 휴식시간 등이 한눈에 들어왔다.

공단은 국토부와 함께 7월 18일부터 DTG를 활용해 현장에서 최소 휴게시간, 연속 근무시간, 속도 제한장치 무단해제 등 단속을 벌이고 있다.

공단은 졸음운전으로 인한 고속도로 버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이달 11일 경기도 M버스 28대에 FCWS·LDWS를 장착한 것을 시작으로 다음 달까지 모든 M버스에 이들 장치의 장착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연회에 참석한 공단 오영태 이사장은 “교통사고 예방 효과가 높은 첨단안전장치 보급을 확산하는 한편, 교통수칙을 지키고 양보와 배려운전을 실천하는 교통안전 의식개선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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