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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100km 거리 해변에도 방사성세슘 다량 축적

후쿠시마 100km 거리 해변에도 방사성세슘 다량 축적

입력 2017-10-03 09:27
업데이트 2017-10-0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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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사고 후 모래에 흡착…“해안 원전 감시시 오염요인 고려해야”

2011년 초대형 사고가 일어난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에서 100km 떨어진 해변 모래에 방사성 세슘(Cs)이 축적돼 아직도 계속 바닷물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우즈 홀 해양학연구원과 일본 가나자와대 소속 과학자들은 이런 연구 내용을 미국 과학학술원회보(PNAS)에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논문 저자들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반경 100km 이내에 있는 해변 8곳의 모래에 1∼2m 깊이로 관을 삽입해 얻은 지하수 샘플을 검사한 결과 방사성 세슘-137(Cs-137)이 매우 높은 농도로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이 중에는 세슘 오염도가 사고 지점인 후쿠시마 원전의 바로 앞 항구보다 10배나 높은 곳도 있었다.

우즈 홀 해양학연구원의 버지니 새니얼 박사는 “오늘날 바닷물의 세슘 농도가 가장 높은 곳이 후쿠시마 원전 바로 앞 항구가 아니라 수십 마일 떨어진 해변 모래 지하에 있는 지하수라는 사실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꽤 많이 떨어져 있는 해변 바닷물의 방사성 세슘 오염이 사고 후 여러 해가 흐른 후에도 매우 심각하며, 오히려 사고 발생지보다 더 나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모래와 지하수에 세슘이 축적됐다가 서서히 방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원전 사고 직후 수일∼수주간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가 심각하게 오염됐을 때 세슘이 파도와 조류를 타고 해변으로 밀려 온 후 모래 표면에 흡착되면서 축적이 일어났다는 것이 논문 저자들의 설명이다.

세슘이 흡착된 모래는 해변 8곳의 표면뿐만 아니라 그 지하의 기수(汽水·brackish water: 염수와 담수가 섞인 저염도의 물)에서도 발견됐다.

저자들은 해변에서 채취한 모래 샘플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세슘 흡착 현상이 일어나는 사실과, 세슘이 흡착된 모래가 소금기가 있는 물에 닿으면 모래의 흡착성이 줄어들어 세슘이 ‘씻겨 나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세슘-137(반감기 30.2년)뿐만 아니라 이보다 반감기가 훨씬 짧은 세슘-134(반감기 2.1년)도 함께 검출되는 등 동위원소의 비율을 고려하면 이것이 1950∼1960년대 핵무기 실험에 따른 해양 오염이 아니라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따른 해양 오염임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켄 부셀러 박사는 “모래가 마치 ‘스펀지’처럼 2011년에 세슘에 오염됐다가 세슘을 서서히 방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니얼 박사는 “시간이 흘러서 방사성 세슘이 붕괴하고 바닷물에 씻겨 나가야만 모래에 흡착된 세슘이 천천히 없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문 저자들은 “이 물에 노출되거나 이 물을 마시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공중보건은 여기서 주된 우려사항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이는 지금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경로로 방사성 핵종이 축적됐다가 해양으로 방출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므로, 원전이 있는 해안 지역을 관리할 때 이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전세계에 440개의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고, 이 중 약 절반은 해안선을 따라 위치해 있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원전 감시와 장래 사고 시나리오 작성에 이번 연구 결과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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