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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보와 평화가 공존하는 용산공원/서주석 국방부 차관

[기고] 안보와 평화가 공존하는 용산공원/서주석 국방부 차관

입력 2017-10-09 17:52
업데이트 2017-10-0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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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1일 미8군사령부가 용산시대를 마감하고 경기도 평택에서 신청사 개관식을 열었다. 60여년간 용산에 주둔해 온 주한미군 기지의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용산공원 조성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이제 용산이 민족과 평화를 이야기하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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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주석 국방부 차관
서주석 국방부 차관
용산은 우리나라 국방의 중추 지역이다. 국방부와 소속기관, 합동참모본부 등 국군의 최고 지휘부가 용산에 모여 있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지금의 위치에 터를 잡은 지 50여년이 됐고 2000년대 들어 청사를 신축해 오늘에 이르렀다. 육군본부가 있던 자리에 1994년 들어선 전쟁기념관은 국민 안보교육 및 관광의 중심지로 연 2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명소가 됐다.

군의 최고 지휘부가 용산에 있고 국방부가 반세기 넘도록 도심을 벗어나지 않은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수도 사수의 의지를 보여 주고 군 통수권자를 근접 보좌한다는 점에서 군사전략적 의미와 함께 현실적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의 국방부도 통수권자가 있는 곳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정부 부처들이 세종시로 이전할 때에 외교안보 부처들이 서울에 남게 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최근 ‘미래를 지향하는 치유의 공원’ 조성을 위해 국방부 이전이 거론돼 조금 안타깝다. 침략과 지배, 전쟁과 고난의 역사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데 이 땅의 평화와 안보를 지켜 온 우리 군의 최고 지휘부는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기 때문이다. 역사의 복원과 치유를 위해서는 숱한 역경과 국난을 극복하며 ‘국민의 군대’로 성장한 우리 군과 국방부의 역할도 함께 기억하고 활용해야 할 것이다.

국방부 이전은 실제 간단한 문제가 아니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국방부 부지 내에 있는 국방부와 합참 청사 등 대형 건물들은 최근에 신축 또는 개축된 데다 일반 건물과 달리 각종 군사지휘시설, 지휘통제체계, 방호시설 등 최첨단 설비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천문학적인 이전 비용을 무시할 수 없다. 더구나 북한의 위협이 급증해 안보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와중에 국방부 이전을 이야기하는 것은 당장 시기적으로도 적절하지 않다.

국방부는 용산공원을 ‘반쪽짜리 공원’으로 만드는 장애물이 아니라 용산의 역사로 간직하고 함께 어우러져야 할 공간으로 보아야 한다. 완공된 공원의 모습을 그려 보아도 평화를 상징하는 용산공원이 안보의 보루인 국방부를 품고 있는 형상이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뒷산이 개방되고 내부 투어가 시작된 것처럼 장차 공원이 조성될 때 적절한 보안 조치를 통해 군사시설로서의 폐쇄성도 극복될 수 있다.

2006년 용산기지 공원화 선포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말씀했듯이 장차 “용산공원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희망의 광장”이 될 것이다. 튼튼한 안보가 진정한 평화를 견인하듯 국방부와 함께 자리할 때 용산공원이 상징하는 평화의 의미가 더욱 특별해질 것이다. 용산공원이 안보와 평화가 공존하는 화합과 치유의 미래 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2017-10-1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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