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앨범은 무엇보다 화려한 피처링(다른 가수를 참여시켜 녹음)이 돋보인다. 에픽하이는 과거에도 태양, 이소라, 윤하, 빈지노 등 다양한 가수들과 협업하며 다양한 색깔의 하모니를 선보여왔으나, 이번 앨범은 총 11곡 가운데 7곡을 피처링하는 등 더욱 다채로워졌다. 아이유, 오혁을 비롯해 크러쉬, 악동뮤지션 수현, 넬 김종완, 송민호, 사이먼 도미닉, 더 콰이엇, 이하이까지 총 9명의 뮤지션이 함께했다.
덕분에 대중성은 충족시켰지만 에픽하이만의 새로움은 덜하다는 평도 뒤따른다. 실제 음원차트 1, 2위는 아이유와 오혁이 각각 보컬에 참여한 곡들이어서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아이유의 힘인지, 오혁의 힘인지 모르겠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에픽하이 특유의 서사적인 가사는 호평을 얻고 있다. ‘빈 차’는 집에 가야하고 갈 길이 먼데 택시가 안 잡히는 순간의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위안을 주는 가사와 멜로디를 담고 있다. ‘우리 한때 자석 같았다는 건 한쪽만 등을 돌리면 멀어진다는 거였네’(연애소설), ‘못다 핀 꽃도 모이면 정원을 이루지’(BLEED) 등의 가사도 울림을 준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