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코인’ 개설소식에 최대 6배 급등
일부 거래소 먹통현상에 급락하기도금감원 “불법 행위 여부 모니터링 중”
법무부 TF 발족… 고강도 규제 예고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하면서 주식시장에서도 가상화폐 관련주가 잇따라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가상화폐 광풍이 과거 불법 도박 게임 ‘바다이야기’처럼 사회 전반에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상화폐 규제로 방향키를 잡은 정부가 신속하게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트코인 2400만원 돌파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연일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8일 서울 중구 무교동에 위치한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시세판에 비트코인이 2500만원에 근접한 가격을 기록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강전 금융감독원 특별조사국장은 “가상화폐 관련주 주가 급등과 관련해 불법적인 행위가 있는지 모너터링 중”이라며 “가상화폐 자체가 실체가 없는 데다 관련주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지 명확하지 않은 만큼 ‘묻지마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상화폐 관련주들은 8일 일부 거래소에서 먹통 현상이 발생하자 급락하는 등 요동쳤다.
가상화폐 거품 논란은 전 세계적인 이슈지만, 한국이 유독 과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은 어린이까지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었다”고 비꼬았다. 국내 가상화폐 직접 투자자는 2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며, 거래소만 100여개에 달한다. 하루 거래량은 코스피·코스닥과 맞먹는 규모인 수조원어치다.
수요가 과도하게 몰리면서 국내 가상화폐 가격은 외국보다 10~20%가량 비싸게 거래된다. 국내 최대거래소 빗썸에서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24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26일 처음으로 1000만원을 넘어선지 2주도 채 되지 않아 2배 넘게 오른 것이다. 일부 거래소는 서버가 먹통이 돼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다. 해킹과 사기 범죄도 잇따라 적발되는 등 부작용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법무부는 ‘가상통화 대책 태스크포스’를 발족하는 등 범정부 차원에서 규제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부처 내에서도 제각각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열린 공청회에서 “누구나 시장에 나올 수 있는 현행 가상화폐 거래소 신고제 대신 인가제를 도입하면 자칫 정부가 규제에 나선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가상화폐 실체를 인정하면서 거래소의 안정성과 건전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도입해야 된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7-12-09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