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건수 작년 5건→올해 109건
거래소 입출금 지연 피해 최다“지침 없어… 구제 방안 마련 시급”
가상화폐 ‘이더리움’에 투자한 A씨는 지난달 ‘스마트 콘트랙트’ 방식으로 530만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B거래소에 송금했다. A씨는 B거래소에 입금 내역을 확인해 달라고 문의했으나 “시스템상 확인이 불가능하다”, “인력이 부족해 당장 확인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스마트 콘트랙트는 서로 모르는 당사자 간 특정 조건이 만족되면 암호화폐를 자동으로 전달해 주는 시스템이다. A씨는 “가격 변동이 심한 가상화폐 시장 특성상 입금 확인이 늦어지면서 (가격이 하락해) 피해가 발생했다”며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했다.
피해 유형별로 살펴보면 입출금 지연 피해가 56.6%(17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성년자 거래가 20%(6건), 전산 및 서버 장애로 인한 매매 중지가 16.7%(5건)로 그 뒤를 이었다. 거래 오류로 인한 복구 지연 관련 민원도 6.7%(2건) 발생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거래소에 입출금 신청을 했는데 실제로 입출금이 안 되는 경우가 상담의 주를 이룬다”며 “거래소에 가입할 때는 비밀번호를 설정할 필요가 없었는데 중간에 사업자(거래소) 정책이 변경되면서 소비자들의 거래가 정지된 경우도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상화폐는 공식 화폐가 아닌 데다 별도의 정부 지침 또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지 않아 피해구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보니 소비자들의 불만을 처리하는 데도 제한적”이라며 “신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화폐라 분쟁 내용에 대한 이해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광풍으로 관련 분쟁이 급증하고 있지만 마땅한 구제방안이 없는 실정”이라며 “가상화폐와 관련된 소비자 피해 예방 및 구제 절차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2017-12-12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