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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듯 닮은 신세계…잘나가는 ‘남매 경영’

다른 듯 닮은 신세계…잘나가는 ‘남매 경영’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17-12-11 22:38
업데이트 2017-12-11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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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된 경영스타일 재계 화제

‘혁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실속’ 정유경 신세계百 총괄사장

최근 신세계그룹의 ‘남매경영‘이 재계의 화제다. 활발한 외부 활동과 함께 파격적인 경영 실험을 잇따라 선보이는 ‘오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성과를 내고 있는 ‘동생’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상반된 경영 스타일이 맞물려 더욱 얘깃거리를 낳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언론, 온라인 등 미디어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8일 국내 대기업 최초로 ‘주 35시간 근무제’를 내년 1월부터 도입하겠다고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을 두고도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 스타일답다”는 평이 나온다. 근무조건 개선을 두고 재계와 정치권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혁신안을 선제적으로 발표하면서 여론몰이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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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정 부회장은 직접 발로 뛰면서 작은 부분까지 진두지휘하는 스타일이다. 이 때문에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정 부회장의 대표적인 ‘히트상품’인 스타필드만 해도 입점 음식점까지 직접 골랐다는 후문이다. ‘쇼핑 테마파크’를 표방하고 나선 스타필드는 기존의 상품 판매 위주였던 쇼핑몰을 체험 및 여가 시설로 바꾼 ‘발상의 전환’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스타필드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는 것”이라는 정 부회장의 말에 그의 스타일이 녹아 있다.

반면 정 총괄사장은 외부 노출을 최대한 자제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면서도 오빠처럼 실험적인 시도로 정체기에 돌입한 백화점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부문은 지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426억원, 3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7.7% 늘었다. 대구점 매장에 아쿠아리움과 각종 놀이시설을 입점시켜 고객의 방문을 유도하고, 지난해 8월 리뉴얼 작업을 마친 서울 강남점을 업계에서는 파격적으로 브랜드별 매장 구성이 아닌 상품 품목에 따른 편집매장 형식으로 배치하기도 했다.

면세점 사업도 호조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신세계면세점 시장점유율은 12.2%다. 지난해 말 기준 점유율이 7.8%였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성장세다.

신세계의 남매경영 체제는 지난해 4월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각자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와 신세계의 지분을 교환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지분 교환에 따라 정 부회장은 이마트 지분율을 7.32%에서 9.83%로,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 지분율을 2.51%에서 9.83%로 각각 높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남매가 스타일은 다르지만 젊은 경영인다운 파격 시도로 회제성과 실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면서 “다만 규제 강화 등 외부적 난관이 예고된 내년에도 이런 성과를 계속 낼 수 있을지는 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7-12-1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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