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내무부 고위직 무더기 파면에 유명판사도 성추행으로 조사

더스틴 호프먼
미국의 원로 명배우 더스틴 호프만의 성추행 의혹이 추가로 불거졌다.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확산하면서 미 정부 고위직 관료와 유명판사의 과거 잘못들도 드러났다.

할리우드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과거 호프만에게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세 명의 여성의 사례를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극작가인 코리 토머스는 16살이었던 1980년, 친구의 아버지였던 호프만으로부터 “정말 당황스럽고 치욕스러웠다”는 경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어느 일요일 토머스는 호프만, 호프만의 딸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날 저녁 엄마가 데리러 오길 기다리는 동안 그는 호프만의 호텔 방에 혼자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욕실로 들어갔던 호프만이 나체로 다시 등장해 자신의 발을 마사지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토머스는 회상했다. 호프만은 “나 지금 알몸인데 보고 싶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행히 엄마가 제시간에 도착해 토마스는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

1987년 호프만과 같은 영화 ‘사막탈출’에 출연했던 여배우 2명도 호프만으로부터 추행을 당했다고 버라이어티에 털어놨다.

다만 호프만의 변호인은 “허위 명예훼손”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각계에서 성폭력 피해 고발이 이어지면서 후속 조치도 뒤따르고 있다. 정부 고위 관료든 유명판사든 과거의 일이라도 잘못이 있다면 조사의 대상이 되고 처벌을 받는 분위기다.

라이언 징크 미 내무부 장관은 성추행 등 부적절한 행실을 이유로 고위직 4명을 파면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징크 장관은 “부적절한 행동을 한 지휘부 4명을 내보냈고, 필요하다면 400명 이상도 제거할 수 있다”며 “협박, 추행, 차별은 조직에 해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 제9연방고등법원장 시드니 R. 토머스는 여직원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알렉스 코진스키 판사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토머스 법원장은 이날 배포한 성명에서 사법부의 시정능력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코진스키 판사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과거 제9연방고등법원에서 일했던 여성 6명을 인용해 코진스키 판사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피해자 중 2명은 코진스키 판사가 그의 컴퓨터에 있는 포르노물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들을 사무실로 불렀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할리우드 여배우들은 업계에 만연한 왜곡된 성문화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내년 1월 7일 열리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검은색 옷을 입고 참석하기로 했다고 피플 매거진이 보도했다.

‘블랙 퍼포먼스’는 골든 글로브뿐만 아니라 시상식 시즌 내내 계속될 수 있다고 피플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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