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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혁신성장/김이환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부회장

[기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혁신성장/김이환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부회장

입력 2017-12-21 17:52
업데이트 2017-12-22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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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초 기업들은 미 경제지 포천이 발표하는 ‘가장 존경받는 기업 50’ 리스트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글로벌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성적표인 때문이다.
김이환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부회장
김이환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부회장
그러나 이 리스트에서 우리 기업의 이름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올해는 단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포천 500대 기업’에 매년 15개 기업이 포함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우리 기업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개선해 나가야 할 점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16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올리버 하트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강연에서 기업이 무조건 수익성을 최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며, 기업이 시장 가치가 아닌 주주 가치를 반영할 때 사회 전체의 이익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기업의 역할과 책임을 ‘이윤 극대화’에 국한시키는 시각에서 벗어나 ‘사회적 가치’를 더욱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00년부터 포괄적 성장을 주장하며 캠페인을 벌이는 것 역시 혼자가 아니라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이 반영된 것이라 하겠다.

얼마 전 대한상공회의소가 정부에 전달한 정책 제언에서 ‘기업의 사회 공공성 역할 강화’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 협회도 기업의 기술혁신 지원에서 한발 더 나아가 8500여 회원사의 뜻을 모아 매년 3억원을 저소득층 특성화고 학생에게 지원하는 ‘꿈나무 장학사업’, 기업 최고기술경영인(CTO)들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후학들과 공유하는 대학 특강 등을 통해 사회적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제 기업은 국가와 사회로부터 과거와는 다른 관점의 가치를 요구받고 있다. ‘연결’과 ‘융합’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이해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신경 써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그동안 기업이 이윤 추구를 최우선적인 가치로 여기며 양적 성장을 위해 노력해 왔다면, 기업 스스로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보다 중시하는 자세가 필요해진 것이다.

미국 산업기술진흥기관인 IRI(Innovation Research Interchange)의 포럼에서 한 강연자가 청중을 향해 던진 질문이 생생하다. “편안함을 느끼십니까? 그렇다면 당신은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If it feels comfortable, you’re not doing it right) 우리는 항상 익숙한 현실에 안주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익숙함으로부터 탈피해야 비로소 변화와 혁신은 시작된다.

세상은 많이 변화하고 있다. 소통과 협력, 배려와 같은 사회적 가치가 중요해졌으며, 이에 발맞춰 기업 또한 사회와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지금의 모습에서 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혁신성장’ 또한 마찬가지다. 기업과 사회가 함께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 나갈 때 사회적 변화를 이루어 나갈 수 있다. 이것이 ‘혁신성장’의 굳건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제 ‘아래로부터의 혁신성장’을 위해 우리 기업들이 사회 구성원 ‘모두’와 ‘함께’ 나서야 할 때다.
2017-12-2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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