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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처럼…‘용사’의 가슴은 뛰었다

그날처럼…‘용사’의 가슴은 뛰었다

한상봉 기자
한상봉 기자
입력 2018-01-19 22:30
업데이트 2018-01-19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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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년 만에…전장의 아이스하키 재연

민통선 옆 파주에서 ‘임진클래식’
6·25 참전용사 임진강 하키 재현
살랭·무어 등 加참전용사 3명 참석


“대~한민국, 와~.”

19일 오후 경기 파주시 파평면 화석정 아래 임진강변 넓은 들에는 모처럼 응원의 열기로 생기가 넘쳐 흘렀다. 민통선 바로 옆이라 녹슨 철색선이 남과 북 사이로 두껍게 둘러쳐 있는 엄중한 분단의 현장이지만 이날만큼은 사람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의 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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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경기 파주시 파주읍 율곡생태공원에서 열린 ‘2018 임진클래식’에서 캐나다팀과 한국팀의 아이스하키 맞대결에 앞서 한국전쟁 캐나다 참전 용사 데니스 무어, 존 비숍, 클로드 살랭과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양팀 주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진우, 무어, 피 보훈처장, 비숍, 브라이언 우엘렛 소령, 살랭.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19일 경기 파주시 파주읍 율곡생태공원에서 열린 ‘2018 임진클래식’에서 캐나다팀과 한국팀의 아이스하키 맞대결에 앞서 한국전쟁 캐나다 참전 용사 데니스 무어, 존 비숍, 클로드 살랭과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양팀 주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진우, 무어, 피 보훈처장, 비숍, 브라이언 우엘렛 소령, 살랭.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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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와 한국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캐나다와 한국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살랭 “꿈만 같다” 무어 “상상도 못해”

이날 율곡습지공원에서 열린 ‘2018 임진클래식’ 때문이다. 임진클래식은 1952년 한국전쟁 당시 캐나다 참전 군인들이 고국의 그리움을 달래고자 임진강에서 개최한 하키 경기를 재현한 행사다. 한국전 종전 65주년을 기념하고,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기 위해 주한 캐나다대사관과 파주시가 공동 개최했다.

에릭 월시 주한 캐나다 대사, 김주호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기획홍보부위원장, 김준태 파주시장 권한대행(부시장),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등이 참석했다. 캐나다대사관 직원 가족들과 파주시민 수백명도 찾아와 응원했다.
1952년 캐나다 육군이 임진강에서 아이스하키를 즐기고 있다. 캐나다국가기록청 제공
1952년 캐나다 육군이 임진강에서 아이스하키를 즐기고 있다.
캐나다국가기록청 제공
한국전 캐나다 참전 용사들도 참석, 행사를 더 뜻깊게 했다. 데니스 무어(87), 클로드 살랭(89), 존 비숍(89) 등 3명이다. 특히 살랭과 무어는 66년 전 임진강 하키 경기에 직접 뛰었던 주역들이다. 아이스하키 장교팀에서 뛰고 대령으로 예편한 살랭은 “옛날 임진강에서 아이스하키를 할 때는 고향인 캐나다를 생각했는데, 오늘 이곳에서는 60여년 전 그때를 추억하게 돼 꿈만 같다”고 말했다. 사병팀에서 활약했던 무어도 “이런 순간이 오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면서 감격에 젖은 듯 두 눈을 감고 회상에 잠겼다. 경기장 주변에는 66년 전 사용됐던 형태의 군용텐트 20여개가 설치돼 옛 모습을 재현했다. 부대행사로 특별사진전도 열렸다.

경기는 캐나다와 한국의 맞대결로 펼쳐졌다. 캐나다팀은 임진클래식의 원조팀인 캐나다 프린세스 패트리샤 경보병연대(PPCLI)와 왕립22연대가 팀을 구성했고, 한국에 거주하는 캐나다인 일부가 합류했다. 한국팀은 올해 아이스하키가 한국에 공식 도입된 지 9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역사를 자랑하는 연세대와 고려대 하키팀이 최초로 연합팀을 구성해 맞섰다. 경기 결과는 6대1로 캐나다팀의 완승으로 끝났지만, 땀범벅이 된 양팀 선수들의 얼굴에는 즐거운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참전용사들의 용기·희생 기리는 헌사”

행사에 앞서 월시 대사는 “2018 임진클래식은 캐나다 한국전 참전 용사들의 용기와 희생을 기리는 헌사”라고 밝혔으며, 김주호 부위원장은 “이번 행사가 상징하는 협력과 선의의 경쟁이 올림픽 정신을 담은 만큼 앞으로도 이 같은 전통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18-01-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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