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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 외길 30년… “억울한 죽음 없어야”

법의학 외길 30년… “억울한 죽음 없어야”

이하영 기자
이하영 기자
입력 2018-02-25 18:06
업데이트 2018-02-2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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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서울대 교수 정년 퇴직

“망자 권리 지키는 게 법의학자… 영유아 사망 등에 부검 확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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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서울대 교수 연합뉴스
이윤성 서울대 교수
연합뉴스
“모든 사람은 억울하게 죽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30년 동안 법의학 외길을 걸어온 이윤성(65)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가 이달 말 정년 퇴임한다. 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반 의사가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일을 한다면 법의학자는 망자의 권리를 지키는 일을 한다”고 지난날을 돌이켰다.

1977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그는 병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법의학자 길을 걷기 시작했다. 사회에 꼭 필요한 분야인데도 지원자가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한참 부검할 때는 시신 냄새를 안 맡으면 오히려 그리울 정도였다”며 “시신을 놓고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사실을 밝히는 게 목표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방부 의문사 특별조사단 자문위원,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 서울대 백남기사건특별조사위원장 등을 맡아 사회적으로 주목받았던 죽음의 진실을 규명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우리 법의학 제도에 여전히 빈틈이 있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 교수는 범죄가 의심돼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만 검사의 지휘를 받아 부검이 가능한 우리 제도는 자칫 ‘억울한 죽음’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검을 해 보면 그 결과가 사법기관의 판단과 99% 같지만 나머지 1%가 다르다는 것이다.

일부 선진국처럼 영유아, 어린이 사망 등 특정 조건에서는 부검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입장이다. 그는 고인의 사망 원인을 놓고 다투는 보험 소송 등 민사 재판으로 부검의 영역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18-02-2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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