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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5000만명 개인정보 유출 파문

페북 5000만명 개인정보 유출 파문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18-03-20 18:04
업데이트 2018-03-20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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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캠프에 정보 제공 의혹

페이스북 이용자 5000만명의 개인정보를 빼내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캠프에 흘려 정치 공작을 벌인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성상납, 뇌물 등 불법적 수단을 동원해 정치 공작을 벌여 온 사실을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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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AP 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AP 연합뉴스
영국의 채널4TV는 19일(현지시간) CA의 최고경영자(CEO) 알렉산더 닉스가 “우리는 전 세계 각지에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비밀리에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후보 주변에 여성을 보낸다. 우크라이나 여성이 매우 예쁘고 효과가 좋다”고 말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채널4TV 취재진은 스리랑카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고 싶은 재력가 등 고객으로 위장해 CA에 접근했다. 잠입 취재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이뤄졌다.

CA 측은 신분을 속인 취재진에게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심리전에 대해서도 실토했다. 마크 턴불 CA 글로벌 담당국장은 “우리는 상대에게 불리한 정보를 ‘인터넷의 핏줄기’에 주입한 뒤 어떻게 커 가는지 지켜보고, 리모컨을 조작하듯 조종한다”면서 “SNS 공작은 사람들이 ‘선동’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게 은밀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CA 고위관계자는 또 “나이지리아, 케냐, 체코, 인도, 아르헨티나 등에서 200여 차례 정치 공작을 벌였다”고도 했다. 이 보도와 관련, CA 대변인은 “우리는 함정이나 뇌물과 같은 수법을 절대 활용하지 않는다. 잠재적 고객이 비윤리적·불법적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떠보려고 한 통상적인 대화”라고 밝혔다.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으나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페이스북 내부에서 보안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으나 저커버그가 ‘미쳤냐’며 일축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에 충격을 받은 미국, 유럽 등 이용자 사이에서는 ‘페이스북 탈퇴·비활성화’ 캠페인이 대대적으로 벌어질 조짐이 보인다. 미 연방 상원의원들은 이날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등 막대한 개인정보를 모아 판매하는 기업에 대한 감시와 규제가 없으면, 사생활뿐 아니라 미국 선거의 신뢰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페이스북의 주가는 6.77% 급락했다. 최근 4년간 하루 낙폭으로는 최대치다.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367억 달러(약 39조 2763억원)가 날아갔다. 저커버그는 자산 가치 60억 6000만 달러를 잃었다. 글로벌 조사기관 피보틀 리서치 그룹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위저는 “각국 정부가 페이스북의 개인 자료 유출 여부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규제하면 데이터를 토대로 광고를 유치하는 페이스북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날 NYT와 가디언은 CA가 페이스북에서 얻은 개인정보를 분석한 데이터를 트럼프 캠프에 제공해 선거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을 줬다고 보도했다. CA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심리학 교수 알렉산드르 코건이 개발한 성격 검사 애플리케이션(앱) ‘디스이즈유어디지털라이프’를 받도록 유도하고, 이 앱을 통해 사용자의 위치 정보, 친구, ‘좋아요’를 누른 자료 등을 수집했다. 앱을 내려받은 사용자는 27만명으로, 이들과 연결된 사용자까지 5000만명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CA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정치적 성향을 파악해 트럼프 캠프로 넘겼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8-03-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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