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 문화인류학자 브래들리 타타르 교수
“현대에서 고래는 환경보호 대상이면서 한편으로는 음식이기도 해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합니다. 울산과 고래는 반구대암각화부터 포경산업, 고래문화마을까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문화인류학자로서 울산에 살며 고래 연구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지요.”브래들리 타타르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초과정부 교수
주인공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초과정부 브래들리 타타르(49) 교수다. 그는 울산 고래축제 참가자를 대상으로 고래고기 소비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사회과학적으로 분석해 국제학술지 ‘해양 정책’ 최신호에 발표했다.
정부나 국제관계 차원에서 고래고기 소비에 대한 분석이 주를 이룬 기존 연구와는 궤를 달리해 더욱 눈길을 끈다.
같은 학교 정창국 교수와 함께 연구를 진행한 타타르 교수는 DNA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고래고기 출처 검사를 강화하고 소비자 대상 교육을 병행한다면 고래고기 불법 포획도 줄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니카라과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을 통해 본 남미의 정치적 변화와 갈등을 문화적 관점에서 분석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타타르 교수는 환경과 사회의 관계,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소비자로서의 사람들 관계에 관심을 갖고 있다.
대학원에서 부인(최진숙 UNIST 교수)을 만나 한국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그는 2010년 UNIST에 부임하며 ‘고래’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연구 주제를 찾기 위해 장생포에 방문했다가 울산과 고래와의 관계에 주목했고 관련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이후 해마다 학생들과 함께 고래축제 현장 참여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울산 민속문화의 해’였던 지난해에는 최 교수와 함께 민속조사 보고서 사업에 참여해 울산과 고래가 맺어온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기도 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타타르 교수는 “한국과 일본의 비교연구를 통해 고래고기 소비를 분석하고 인식 차이를 살펴보는 후속 연구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8-03-22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