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밀려 나간 금융수장… 금리체계 개편 등 개혁 좌초

입력 : ㅣ 수정 : 2018-04-16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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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5000만원 셀프 기부 의혹은 위법하다’는 판정을 받으면서 낙마 가능성이 커졌다. 김 원장을 발탁한 청와대 입장에서 그가 도덕성과 선명성을 상실한 상태에서 그의 임명 배경인 금융개혁을 추진할 동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리체계 개편 등 김 원장이 임명 이후 표방했던 금융정책의 시행 등이 한동안 차질을 빚게 됐다.
김기식 금감원장이 16일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금감원장·저축은행 CEO 간담회’에 참석하러 이동하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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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식 금감원장이 16일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금감원장·저축은행 CEO 간담회’에 참석하러 이동하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이날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선관위는 김 원장의 이른바 ‘5000만원 셀프 후원’ 의혹과 관련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국회의원이 피감기관의 돈으로 해외출장을 가는 ‘관행’에 대해서는 위법의 소지가 있어 지양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김 원장은 지난달 금융개혁의 임무를 띠고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받았다. 그러나 셀프기부 의혹뿐 아니라 유럽 갑질 외유 논란에 휩싸이면서 야권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았다. 이에 문 대통령은 선관위에 셀프 기부 등 4가지 질의를 보내고 “위법성이 있거나 평균 이하 도덕성이라고 판단되면 사임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청와대 질의 내용은 ▲국회의원이 임기 말에 후원금으로 기부하거나 보좌 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주는 행위 ▲피감기관의 비용 부담으로 해외출장을 가는 행위 ▲보좌 직원 또는 인턴과 함께 해외출장 가는 행위 ▲해외출장 중 관광 등이다.

 그러나 이날 선관위가 청와대의 질의에 대해 ‘위법하다’고 판정을 내리면서 청와대와 김 원장이 더이상 버틸 수 있는 동력이 사라졌다.

 김 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내세운 주요 정책들도 추진 여부가 현재로선 오리무중이다. 김 원장은 금융회사의 불건전 영업행위와 약탈적 대출 등을 지적하며 규제를 예고했지만, 수장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해당 사업의 추진이 쉽지 않아졌다. 이날도 김 원장은 저축은행이 대부업체와 다를 바 없는 고금리 대출을 취급한다며 질타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선관위의 결정과 관계없이 김 원장의 사퇴 시기가 이미 늦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9대 의원 시절 외유성 출장이나 셀프 기부 등 논란이 설사 법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청와대나 본인이나 ‘부적절’했다고 인식했을 때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어야 했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 수장은 금융권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웬만한 장관급 인사보다 더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어느 자리보다 도덕성과 선명성이 필요한 자리”라면서 “양파처럼 의혹이 하루가 다르게 드러나기 시작한 일주일 전에는 이미 스스로 용단을 내렸어야 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야 인사는 “김 원장 인선 과정에 개입한 인사들의 책임 문제 등 때문에 김 원장이 선관위 등 공적 조직의 판단까지 사퇴를 미뤘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 과정에서 금융개혁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