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원우 비서관, 로펌 변호사 만나” 들은 바 없다던 靑 말바꾸기 논란

입력 : ㅣ 수정 : 2018-04-16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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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지난 2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김모(필명 드루킹)씨로부터 인사 추천과 관련,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김씨가 아니라, 김씨가 주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대형 로펌 출신 변호사를 만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을 ‘협박’한 당사자를 제쳐 두고 지난 3월 제3의 인물을 청와대 연풍문으로 불러 사태 파악에 나선 것이다. 당시 청와대의 대응도 비합리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씨가 추천한 인사를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오사카 총영사 후보로 추천했으나 기용되지 않았고, 이에 불만을 품은 김씨가 협박성 발언을 해 백 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백 비서관이 해당 변호사를 직접 만나 문제가 왜 여기에까지 이르게 됐는지 듣고선 특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돌려보냈다”며 “당시에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 비서관은 그 후 김씨를 불러 진상을 더 파악하려고 했으나 김씨는 이미 구속된 후였다.

 변호사를 먼저 만난 이유에 대해 핵심관계자는 “변호사 연락처는 청와대가 갖고 있었으나 백 비서관은 김씨가 누군지조차 알지 못했고 번호도 없었다”면서 “그래서 해당 변호사에게 먼저 연락을 취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의원에게 연락을 취하면 김씨의 번호 정도는 바로 알 수 있어 청와대의 해명에도 여전히 의구심이 남는다. 이 관계자는 “당장 파악할 수 있는 게 해당 변호사의 번호뿐이었다는 게 백 비서관의 설명”이었다고만 밝혔다.

 백 비서관이 직접 이 문제 해결에 나선 이유에 대해선 “민정비서관의 업무는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관리인데, 대선 후 인사 불만 처리도 책임지고 있었다”면서 “대선이 끝나고 인사에 불만 있는 이들이 백 비서관한테 하소연도 하고, 심지어 협박성 발언도 했는데 그런 일이 많다 보니 김씨 일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넘긴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까지 대선 직후 김씨가 김 의원에게 청와대 행정관과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요청한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물음에 “들은 바 없다”고 일축했으나, 이날 오후 김 의원의 기자회견 이후 뒤늦게 경위 설명에 나섰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8-04-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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