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사설] 감사원 국장의 부적절한 처신 엄정 처리해야

[사설] 감사원 국장의 부적절한 처신 엄정 처리해야

입력 2018-04-20 23:00
업데이트 2018-04-23 10:2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홍일표 청와대 행정관의 부인인 감사원 장모 국장이 지난해 1월 미국 존스홉킨스대 산하 한미연구소(USKI)에 자신을 방문연구원으로 뽑아 주면 남편이 도와줄 것이란 취지의 이메일을 보낸 의혹에 대해 감사원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USKI에서 1년간 국비 연수를 마치고 올해 3월 복귀해 국회 파견 근무 중이던 장 국장은 대기 발령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진상조사와 대기 발령을 직접 지시했다고 한다. 그만큼 감사원도 장 국장의 이메일 논란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장 국장은 이메일에서 ‘나를 뽑은 걸 후회하지 않을 것’, ‘감사원이 의미 있는 결정으로 받아들일 것’ 등의 표현을 썼다. 또 ‘김기식 전 의원의 행동이 연구소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면, 남편이 이를 중재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도 언급했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은 19대 국회 정무위원 시절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예산을 지원받는 USKI의 예산·사업 운용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홍 행정관은 당시 김 의원의 보좌관이었고, 장 국장이 USKI에 이메일을 보낸 시점에는 김 전 의원이 소장인 더미래연구소 사무처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장 국장이 KIEP의 예산 결산을 감사하는 감사원 조직을 들먹이고, 남편까지 끌어들인 것은 어떻게 보든 부적절한 처신임이 분명하다. 장 국장은 “홍 행정관 아내라는 점 때문에 연구원 선정에 부정적인 것 같아 오해하지 말라고 쓴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궁지에 몰린 USKI 처지에선 압력성 청탁 또는 갑질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장 국장이 다른 연수기관을 놔두고 굳이 남편과 관계된 USKI를 택한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니라면 설명이 안 된다. 압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불필요한 오해를 받기 싫어서라도 피하는 게 상식 아닌가.

청와대는 장 국장이 USKI 방문연구원으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청탁이 있었을 수 있다는 보도가 처음 나왔을 때 “확인 결과 정당하게 국가 비용으로 연구를 갔다 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 행정관이 아내의 방문연구원 선정 과정에서 구재회 USKI 소장과 한 차례 통화했다는 증언과 관련해 반박한 것인데 이번에 공개된 이메일로 섣부른 해명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홍 행정관은 이메일 의혹과 관련해 일언반구 말이 없다. 감사원은 제기된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 직권남용이나 품위손상 같은 비위 행위 여부를 엄정히 가려내야 할 것이다.
2018-04-21 23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