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탁구선수권 日에 석패… 코리아연합, 아쉬운 동메달
“어제 만났을 때도 단일팀을 기대하지 못했다.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여자 탁구 남북 단일팀이 4일 스웨덴 할름스타드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 4강전을 마친 뒤 한데 뒤섞여 한반도기를 빙 두르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사진 오른쪽 밑에서 2~3번째에 있는 남북 에이스 전지희와 김송이가 긴장한 듯 실력 발휘를 못해 단일팀은 매치스코어 0-3으로 패했다. 안재형(오른쪽 맨 위)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격년으로 열리는 단체전에서 2012년 도르트문트대회 이후 6년 만에 동메달을 획득했다. 북한은 2016년 쿠알라룸푸르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할름스타드 EPA 연합뉴스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측 현정화(오른쪽)와 북측 이분희가 가슴에 한반도 마크를 단 채 손을 맞잡고 있다. 당시 ‘원조 단일팀’은 여자 단체전에서 9연패를 노리던 중국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는 기적을 일궈냈다. 연합뉴스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바이케르트 ITTF 회장도 “오늘 아침 남북과 맞붙을 수 있는 중국, 루마니아, 홍콩, 오스트리아, 일본, 우크라이나 팀에 단일팀 구성 사실을 얘기했더니 모두 기립박수를 보내 감동을 받았다. (단일팀은) 위대한 사인이고 세계 평화를 위한 것이다. 어떤 외부압박 없이 이뤄졌고, IOC에도 이런 사실을 알렸다”고 말했다. 이어 50년 전 미국과 중국의 ‘핑퐁 외교’를 예로 들어 “탁구의 전통 같은 일이다. 우리 아이디어(단일팀)로 평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봤다”고 덧붙였다. 또 “실제 단일팀은 평화를 위한 큰 신호다. 얼마 전 남북 정상회담이 있었다. 스포츠가 남북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체육계에선 이번 계기로 1991년 4월 지바(일본) 세계탁구선수권 여자부 단체전에서 9연패를 벼르던 중국을 누르고 우승한 것과 같은 영광을 국제무대에서 재현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오는 8월 개막하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관련, 현재 탁구 외에 농구, 유도, 정구, 하키, 카누, 조정에서 단일팀 구성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단일팀 ‘코리아’(KOREA) 선수들은 4일 일본과 준결승전을 치르기에 앞서 밝은 얼굴로 1시간 30분 동안 스매싱 랠리로 비지땀을 쏟았다. 안재형(남측)·김진명(북측) 두 감독이 합심해 지휘했다. 그러나 이날 5단식 경기에 남측 전지희와 양하은, 북측 김송이를 내보냈는데 0-3으로 패해 아쉬움을 삼켰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8-05-05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