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27년 전처럼…다음엔 ‘금빛 기적’

27년 전처럼…다음엔 ‘금빛 기적’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5-04 22:40
업데이트 2018-05-04 23:0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세계탁구선수권 日에 석패… 코리아연합, 아쉬운 동메달

“어제 만났을 때도 단일팀을 기대하지 못했다.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이미지 확대
여자 탁구 남북 단일팀이 4일 스웨덴 할름스타드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 4강전을 마친 뒤 한데 뒤섞여 한반도기를 빙 두르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사진 오른쪽 밑에서 2~3번째에 있는 남북 에이스 전지희와 김송이가 긴장한 듯 실력 발휘를 못해 단일팀은 매치스코어 0-3으로 패했다. 안재형(오른쪽 맨 위)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격년으로 열리는 단체전에서 2012년 도르트문트대회 이후 6년 만에 동메달을 획득했다. 북한은 2016년 쿠알라룸푸르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할름스타드 EPA 연합뉴스
여자 탁구 남북 단일팀이 4일 스웨덴 할름스타드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 4강전을 마친 뒤 한데 뒤섞여 한반도기를 빙 두르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사진 오른쪽 밑에서 2~3번째에 있는 남북 에이스 전지희와 김송이가 긴장한 듯 실력 발휘를 못해 단일팀은 매치스코어 0-3으로 패했다. 안재형(오른쪽 맨 위)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격년으로 열리는 단체전에서 2012년 도르트문트대회 이후 6년 만에 동메달을 획득했다. 북한은 2016년 쿠알라룸푸르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할름스타드 EPA 연합뉴스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리는 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도중 27년 만의 남북 단일팀 성사 배경을 설명하던 유승민(36)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3일(현지시간) 이렇게 털어놓았다. 유 위원은 토마스 바이케르트 국제탁구연맹(ITTF) 회장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섰다. 모든 것은 당사자들도 놀랄 정도로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전날 ITTF 본부가 차려진 틸뢰산드 호텔에서 ITTF 창립 30주년과 재단 출범 축하 이벤트로 남북 선수들의 미니 단일팀 복식 이벤트를 마치고 리셉션을 갖던 중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유 위원과 주정철 북한탁구협회 서기장, 바이케르트 ITTF 회장 3자 회동이 이어졌다.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측 현정화(오른쪽)와 북측 이분희가 가슴에 한반도 마크를 단 채 손을 맞잡고 있다. 당시 ‘원조 단일팀’은 여자 단체전에서 9연패를 노리던 중국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는 기적을 일궈냈다. 연합뉴스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측 현정화(오른쪽)와 북측 이분희가 가슴에 한반도 마크를 단 채 손을 맞잡고 있다. 당시 ‘원조 단일팀’은 여자 단체전에서 9연패를 노리던 중국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는 기적을 일궈냈다. 연합뉴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 때 평화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단일팀을 통해 보여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남북한 관계가 매우 발전했고, 스포츠 세계에서도 평화가 가장 중요하다. ITTF 모토인 ‘탁구를 통한 결속’에 맞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지 확대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 때 분단 이후 처음 결성된 단일팀과의 차이점에 대해선 “다른 건 없다. 지금 한 팀을 만들었다는 게 중요하다. 우리의 평화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냈다. 준결승과 결승까지 좋은 결과를 내기 바란다”고 대답했다.

바이케르트 ITTF 회장도 “오늘 아침 남북과 맞붙을 수 있는 중국, 루마니아, 홍콩, 오스트리아, 일본, 우크라이나 팀에 단일팀 구성 사실을 얘기했더니 모두 기립박수를 보내 감동을 받았다. (단일팀은) 위대한 사인이고 세계 평화를 위한 것이다. 어떤 외부압박 없이 이뤄졌고, IOC에도 이런 사실을 알렸다”고 말했다. 이어 50년 전 미국과 중국의 ‘핑퐁 외교’를 예로 들어 “탁구의 전통 같은 일이다. 우리 아이디어(단일팀)로 평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봤다”고 덧붙였다. 또 “실제 단일팀은 평화를 위한 큰 신호다. 얼마 전 남북 정상회담이 있었다. 스포츠가 남북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체육계에선 이번 계기로 1991년 4월 지바(일본) 세계탁구선수권 여자부 단체전에서 9연패를 벼르던 중국을 누르고 우승한 것과 같은 영광을 국제무대에서 재현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오는 8월 개막하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관련, 현재 탁구 외에 농구, 유도, 정구, 하키, 카누, 조정에서 단일팀 구성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단일팀 ‘코리아’(KOREA) 선수들은 4일 일본과 준결승전을 치르기에 앞서 밝은 얼굴로 1시간 30분 동안 스매싱 랠리로 비지땀을 쏟았다. 안재형(남측)·김진명(북측) 두 감독이 합심해 지휘했다. 그러나 이날 5단식 경기에 남측 전지희와 양하은, 북측 김송이를 내보냈는데 0-3으로 패해 아쉬움을 삼켰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8-05-05 14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