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일전 치를 카잔
‘신태용호’의 F조 조별리그 마지막 독일과의 경기(6월 27일)는 타타르인들의 숨결을 간직한 타타르 주도인 카잔에서 열린다. 우리 베이스캠프가 차려지는 상트페테르부르크로부터 1540㎞ 떨어져 있고 비행기로 1시간 50분 걸린다.시베리아가 개발되면서 교역 중심지로 떠올랐고 1920년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 수도로 연방에 편입됐다. 1804년 카잔주립대학이 세워졌는데 대문호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1828~1910), 작곡가 밀리 알렉세예비치 발라키레프(1837~1910), 혁명 영웅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1870~1934) 등을 배출했다.
대회가 열리는 6~7월 평균 기온은 섭씨 19.2도이며 비 오는 날은 4~5일, 습도는 67%, 결전지인 카잔 아레나의 해발 고도는 60m다. 한국-독일 외에 프랑스-호주(C조), 이란-스페인(B조), 폴란드-콜롬비아(H조) 경기 등 네 경기가 열리고 16강전과 8강전 한 경기씩이 치러진다. 2013년 7월 개장돼 하계유니버시아드를 개최했고 러시아 프로축구 FC 루빈 카잔이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4만 5000여명을 수용한다.
카잔 크렘린(성채)의 흰 벽이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해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들머리 격인 스파스카야 탑은 야경이 특히 빼어나다는 평가를 듣는다. 오랜 정복과 피정복의 역사만큼이나 여러 종교, 인종이 어우러져 사는 도시로도 잘 알려졌다. 푸른색 지붕이 인상적인 쿨 샤리프 이슬람 모스크와 경건함이 압도적인 성모수태고지 정교회가 공존한다. 타타르인부터 독일계 주민, 아제르바이잔에서 흘러들어온 이민자들까지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신태용호를 응원하기 위해 카잔 아레나를 찾는 이들이라면 저녁에 모스크바를 출발해 아침에 도착하는 2층 열차를 타 보라고 권하는 현지 유학생이 꽤 많다. 카잔 중앙역 앞 고풍스러운 건물들을 아침 햇살 속에 마주하는 색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신태용호가 16강에 조 2위로 오르면 7월 2일 사마라에서, 조 1위로 오르면 다음날 베이스캠프가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8강 진출을 다투게 된다. 16일자 지면을 통해 두 차례 평가전이 열리는 잘츠부르크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소개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8-05-09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