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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야, 노~올자

동시야, 노~올자

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입력 2018-06-11 23:38
업데이트 2018-06-12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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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겐 시심·어른에겐 동심 찾아주는 잡지 바람

“아이들에게 시를 돌려주고 싶다. 봄이면 봄의 노래를, 가을이면 가을의 시를, 괴로울 때나 답답할 때나 누구나 다 쓸 수 있는 시를 쓰면서 스스로 위로하고 용기를 갖고 살아가도록 해주고 싶다.”(아동문학가 이오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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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을 잊고 사는 요즘, 단순하고 명쾌한 언어로 삶의 참뜻을 노래하는 동시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잡지들이 잇따라 탄생했다. ‘공부 기계’가 되어 버린 아이들에게 시심을 돌려주는 동시에 어른들 역시 동시를 읽으며 마음을 정화하는 계기를 마련하라는 바람이 모였다.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소속 교사들과 출판사 양철북이 손잡고 만든 어린이시 계간 잡지 ‘올챙이 발가락’이 이달 말쯤 창간호를 낸다. ‘올챙이 발가락’은 어린이들이 직접 쓴 시 30여편과 어린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 2편, 아이들의 일상을 담은 사진 2~3장, 교사들이 교실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쓴 교실 일기 1편 등을 싣는다. 조재은 양철북 대표는 “아이들이 시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다”면서 “선생님들도 표정이나 겉모습만 보고는 몰랐던 아이들의 심정을 어린이시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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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대 아동문학평론가와 박방희, 이묘신 등 시인 4명이 편집동인으로 참여하는 동시 계간 ‘동시 먹는 달팽이’는 지난 4월 창간호를 펴냈다. 좋은 동시를 발굴하고 다양한 동시 담론을 생산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이 잡지는 매호 시인 25명이 창작한 동시와 청소년시를 싣는다. 발행인 겸 편집주간을 맡고 있는 황 평론가는 “아동문학은 주로 동화가 강세인 탓에 동시인들 사이에 동시가 고사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있었다”면서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지면을 마련해 시인들에게 창작 기회를 주는 동시에 동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잡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올챙이 발가락’, ‘동시 먹는 달팽이’처럼 전통적인 잡지 형식이 아닌 신선한 아이디어를 접목한 잡지도 눈에 띈다.

지난 3월 창간호를 펴낸 계간지 ‘동시YO’는 동시를 바탕으로 만든 동요와 동시와 노래에 관한 평론이나 에세이 등을 싣는다. 25년간 대중음악기획자 겸 제작자로 활동한 김재욱(꿈휴)씨가 발행하는 이 잡지는 동요 악보 아래 동요를 실제로 들을 수 있도록 유튜브로 연결하는 QR코드를 함께 싣는다. 잡지에 실린 동요를 작곡한 김씨는 “동시는 다른 장르 특히 음악과 연결되었을 때 전파 가능성이 커지고 다수가 쉽게 향유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면서 “교과서 시가 지니지 못한 놀이의 기능을 살려 많은 이들이 동시를 즐길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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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창간호를 발행한 격월간 웹진 ‘동시빵가게’는 동시의 다양한 경향성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인터넷을 소통 창구로 삼았다. 매호 새로 소개하는 시 15~20여편을 ‘갓 구운 빵’, 지난호에 실린 시를 ‘숙성된 빵’, 웹진을 운영하는 실무진을 ‘빵장’과 ‘제빵사’ 등으로 부르는 점이 독특하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동시를 즐길 수 있도록 독자들과 시인들이 함께 작품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 ‘동시빵 시식회’도 준비돼 있다.

최근 잇따르는 동시 전문 잡지 출간과 관련해 전병호 한국동시문학회 회장은 “기존 문학잡지와 똑같은 형식과 방법을 따르지 않고 새로운 실험을 통해 다양한 동시를 소개하려는 시도는 잡지가 다양한 색깔을 지닐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면서 “어린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독자 범위가 가장 넓은 문학 장르인 동시를 편견 없이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8-06-12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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