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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외질 “더 이상 독일 대표팀 셔츠 입고 싶지 않다” 선언

뿔난 외질 “더 이상 독일 대표팀 셔츠 입고 싶지 않다” 선언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7-23 07:31
업데이트 2018-07-23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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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부터 정체성 문제로 공격을 받았던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30·아스널)이 독일 대표로 뛰고 싶지 않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외질은 22일(현지시간) 장문의 성명을 발표, 독일축구협회(DFB)로부터 받은 처우 때문에 “더 이상 독일 대표팀 셔츠를 입고 싶지 않다”고 밝히면서 독일의 월드컵 실패에 따른 비난이 모두 자신에게로 몰리고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라인하르트 그린델 DFB 회장에 대한 실망을 여러 군데에서 밝힌 뒤 그와 그를 지지하는 이들은 독일 대표팀이 승리하면 자신들을 독일 국민으로, 패배하면 이주민으로 보는 것 같다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쏟아냈다.

지난 5월 그는 역시 독일 대표인 일카이 귄도간(맨체스터 시티), 셍크 토선(에버턴) 등 터키 혈통의 선수들과 함께 영국 런던에서 레젭 타이프 에르도간 터키 대통령을 만나 사진을 촬영한 일 때문에 심한 마음고생을 했다. 당시 외질은 귄도간과 어울려 축구에 대한 얘기만 에르도간 대통령과 나눴다고 해명했는데 터키 집권당인 AK 당이 선거운동 과정에 이 사진을 활용해 에르도간 대통령이 집권 연장에 성공하면서 정치적으로 이용당했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많은 독일 정치인들은 외질과 귄도간이 독일의 민주적 가치에 충성심을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공격했다. 독일은 쿠데타 실패 이후 정적들을 무차별 진압하는 에르도간의 폭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많은 독일인들은 외질이 독일인의 정서를 외면했다고 봤다.

그러나 외질은 만약 에르도간 대통령과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지 않는다면 “조상의 뿌리를 부정하는 것이 된다”고 맞섰다. 아울러 그와 가족들이 증오 메일과 신변 위협 전화를 받았으며 소셜 미디어에서 수많은 비난 발언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사실 러시아월드컵에서 그의 경기력이 좋았다면 앞서 모든 논란은 희석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외질은 2009년부터 독일 대표팀으로 활약하면서 9년 동안 A매치 93경기에 나서 23득점을 올렸다. 특히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독일의 우승에 공을 세웠다. 외질이 은퇴를 결심함에 따라 그의 A매치 마지막 경기는 한국과의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경기로 남게 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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