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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그라모폰·워너의 선택을 받은 그녀…김봄소리

도이체그라모폰·워너의 선택을 받은 그녀…김봄소리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18-09-07 19:44
업데이트 2018-09-09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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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사실 계절 중에 가장 거친 계절입니다. 제 이름 ‘봄의 소리’는 땅을 뚫고 나오는 에너지를 담은 사운드가 아닐까요.”

올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한 연주자로 꼽히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각종 국제콩쿠르 입상으로 이름을 알린 뒤 이름처럼 여성스러운 외모까지 더해져 그의 연주회장에는 늘 팬들이 넘친다. 연주가 끝날 때마다 ‘삼촌 팬’들이 ‘브라보’를 외치며 뜨거운 반응이 나오는 것도 예사다. 공연계에서는 유독 객석에 남성이 많은 그의 연주회장을 유별나게 보기도 한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7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김봄소리는 외모에 대한 음악팬들의 관심을 묻는 질문에 “오히려 제 음악을 듣지 않고 이미지만 보고 편견을 갖는 분들도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외모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고맙다”는 통상적인 답변을 예상했지만, 그는 오히려 ‘봄소리’가 결코 유약한 이름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가 지난해 워너클래식 데뷔 앨범에 쇼스타코비치와 비에니아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같은 스케일이 큰 곡을 담은 것도 주변의 선입견을 깨고 싶다는 이유가 컸다. 그는 도이체그라모폰(DG)에서도 앨범 발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워너 이후 DG에서도 라파우 블레하츠와 앨범을 낸다.

-DG는 블레하츠의 제안으로 앨범을 냈다. 블레하츠와의 최근 공연했던 레퍼토리로 DG 앨범이 채워질 것이다. 앞서 데뷔 음반은 바르샤바필하모닉이 워너 소속이어서 워너클래식에서 낸 것이었다.

→두 앨범을 만들면서 차이는 뭘까.

-하나는 협주곡이고 다른 하나는 챔버 뮤직이다. 일단 상대해야하는 사람 숫자가 다르다. 오케스트라는 미리 리허설을 충분히 할 수가 없다. 리허설을 해보고 할 수 없으니 솔리스트가 미리 준비를 많이 해야했다.

블레하츠와의 리사이틀 앨범은 먼저 투어를 함께 돌았다. 리허설만 많이 한다고 연주가 똑같이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로 맞춰가는 과정이 있어서 좋았다. 이번 레코딩은 연주처럼 긴 호흡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레코딩은 다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어렵다. 마음에 안들어도 다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집중이 안 되기 때문이다. “자기 음반 안 듣는다”는 분들이 왜 그런 말씀을 하는지 이해가 되기도 했다.

→3대 바이올린 협주곡 같은 곡보다 쇼스타코비치, 비에니아프스키 협주곡 등을 녹음한 것은 좋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가 폴란드의 주요 시간대에 방송이 됐고, 저에게 의미가 컸다. 몬트리올 콩쿠르에서는 쇼스타코비치를 연주했다. 두 콩쿠르에서 청중상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었고, 저에게는 무엇보다 큰 상이었다. 그들에게 받은 사랑을 보답하고 싶었다.

→쇼스타코비치 협주곡은 쉴틈도 없고, 힘들었을 것 같다.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은 처음에는 이해가 안됐다. 원래 긍정적이고 밝은 면만 보는 성격이었는데, 쇼스타코비치의 시대를 이해하면서 슬픔과 아픔의 정서도 마주볼 수 있게 됐다.

→외모에 대한 관심은 어떻게 생각하나.

-이름 등 이미지가 여성적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봄이라는 계절은 제가 볼 때 새싹이 땅을 뚫고 나오는 거친 계절이다. 이름만 듣고 제 음악에 편견을 갖고 안듣는 분이 있다. 사실 브람스처럼 스케일이 큰 곡들을 좋아한다. 오케스타라와 대적할 수 있는, 심포닉한 곡을 좋아하는데, 이미지 때문에 그런 곡이 저랑 안맞다고 생각하는 분들더 있는 것 같아 오히려 불만이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서 J. B. 과다니니를 지원받아 사용하고 있다. 바이올린 크기가 조금 작다고 들었다.

-저와 참 잘맞는 악기다. 고 권혁주씨가 오랫동안 썼고, 좋은 분들이 썼던 악기다. 악기에게 배우는 게 있는 것 같다.

→어떤 연주자로 기억되고 싶나.

-음악을 인위적으로 만들면 본질과 멀어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어떻게 연주하면 주목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결국 그런 음악은 감동이 없었다. 끝없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이라는 선물을 ‘업’으로 삼고 청중과 공유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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