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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임’ 아베 첫 시련...일사천리 개헌 전략 차질

‘3연임’ 아베 첫 시련...일사천리 개헌 전략 차질

김태균 기자
입력 2018-10-01 21:12
업데이트 2018-10-01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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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치러진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야권의 지원을 받은 다마키 데니 전 중의원 의원이 승리를 거두면서 헌법 개정 등 정책 추진에 차질을 빚게 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30일 치러진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야권의 지원을 받은 다마키 데니 전 중의원 의원이 승리를 거두면서 헌법 개정 등 정책 추진에 차질을 빚게 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연임’에 성공하며 ‘역대 최장수 총리’를 향해 기세 좋은 스타트를 끊었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불과 10여일 만에 펀치를 크게 한 방 맞았다. 자신의 정치적 야심의 시작이자 끝인 ‘헌법 개정’을 위해 반드시 이기려고 했던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패배의 쓴잔을 마셨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입헌민주당, 일본공산당 등 야권의 도움을 받은 다마키 데니(58) 전 중의원 의원이 55.1%의 득표율로 자민당 등 여권이 지원한 사키마 아쓰시(54) 전 기노완 시장에게 승리를 거뒀다. 오나가 다케시 전 지사가 지난 8월 췌장암으로 사망하면서 치러진 이번 선거는 아베 총리가 3연임을 확정한 뒤 처음으로 맞는 광역자치단체장 선거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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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지원을 받는 중의원 의원 출신 다마키 데니(가운데) 후보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실시된 일본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뒤 지지자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도쿄 AP 연합뉴스
야권의 지원을 받는 중의원 의원 출신 다마키 데니(가운데) 후보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실시된 일본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뒤 지지자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도쿄 AP 연합뉴스
이번 선거는 단순한 현지사 선출 차원을 넘어서 미 공군기지 이전 문제를 둘러싸고 ‘중앙’(정부·여당)과 ‘지방’(오키나와·야당)이 첨예하게 맞서는 구도로 진행됐다. 아베 정권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과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을 지방선거로는 매우 드물게 3차례나 현지에 보내 유세를 돕도록 하는 등 사키마 후보의 당선을 위해 사력을 다했다.

현재 ‘기노완시 후텐마 지역’에 있는 미군 비행장을 ‘나고시 헤노코 지역’로 옮기는 문제는 복잡한 정치적·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일본 정부는 1999년 시내 한복판에 위치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비행장’으로 불리는 후텐마 기지를 헤노코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 또한 주민 안전과 환경 보호에 해가 될 것이라며 반대해 왔다.

다마키 후보는 오나가 전 지사의 유지를 받들어 “미군 기지의 헤노코 이전 철회”를 전면에 내세웠다. 사키마 후보는 “헤노코 이전을 조건으로 중앙정부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 내겠다”는 공약으로 맞섰다. 헤노코 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양측의 갈등이 더욱 심해지는 것은 물론, 아베 총리의 행보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아베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 그 기세를 내년 지방선거와 참의원 선거까지 이어 가고, 이를 통해 헌법 개정과 소비세 인상, 복지정책 수정 등 다른 정책 추진에도 동력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이번 패배로 일사천리의 속도전은 힘들어졌다는 전망이 자민당 내부에서도 나온다. 특히 총재 선거에서 당초 기대만큼의 ‘압도적인 승리’에 이르지 못했던 터라 오키나와발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아사히신문은 “야권은 이번 승리를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징표로 보고 내년 참의원 선거를 위한 대정부 공세를 한층 강화할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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