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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거구제 개혁한다면서 의원 늘리기 꼼수 안 돼

[사설] 선거구제 개혁한다면서 의원 늘리기 꼼수 안 돼

입력 2018-11-08 17:32
업데이트 2018-11-0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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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응답 60% “의원 증원 반대”… 권역별 비례 100명 선관위안 합리적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그제 전체회의를 열고 정치개혁 관련 법안을 일괄 상정했다. 정개특위 여야 의원들은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서는 현재 300명인 의원 정수 확대가 불가피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민을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의원 정수 확대 문제는 여론의 지지와 국민적 공감대가 이뤄져야 가능하다. 때마침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7일 전국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4.4% 포인트)한 결과에서도 국민 절반 이상(58%)은 비례성을 확대하는 선거제도 개혁에는 찬성하지만,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는 데는 60%가 반대했다.

의원 정수 늘리기 시도는 선거구 조정에 따라 지역구가 주는 현역 의원들의 피해를 막으려는 꼼수이자 철밥통 지키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사왔다. 국회의원 세비와 특권을 대폭 감축하는 것을 전제로 의원수 확대를 제안할 수 있지만, 그동안 의원들의 행태에 비춰 보면 의원수를 확대해 놓고 슬금슬금 세비를 올리는 방식으로 기득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이 “특권을 누리지 않으면서 밥값 잘하는 국회”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듯이 국민이 수긍할 만한 국회 혁신이 선행돼야만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 국회가 특권과 기득권에 안주해 온 상황에 진저리를 내며 ‘국민소환제’를 요구하는 여론은 외면하면서 의원수를 늘려 달라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소선거구제를 중심으로 한 현행 선거제도가 다양한 정치적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한다.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과 새누리당의 득표율은 65%인데 80%가 넘는 의석을 가져갔다. 승자독식형 소선거구제가 표의 등가성을 훼손할 뿐 아니라 지역주의에 기댄 거대 양당의 지배력을 강화해 왔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국회의원 수 300명을 유지하되 지역구와 비례대표 수를 각각 200명과 100명으로 맞추는 내용의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제안한 2015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제도 권고안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당시 중앙선관위 안은 서울, 경기·인천·강원, 대전·세종·충북·충남,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북·전남·제주 등 6개 권역을 나누고서 권역별로 비례대표제를 제안했다. 국회 의석 비율이 정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를 제대로 반영하는 선거제도라야 국회가 대의제 기관이라 말할 수 있다. 비례성과 대표성을 갖춘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마련하기를 정개특위에 당부한다.

2018-11-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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