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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교통안전 행복사회] 단속 안 걸리는 0.04%도 거리감 떨어져 주차 실패

[2018 교통안전 행복사회] 단속 안 걸리는 0.04%도 거리감 떨어져 주차 실패

류찬희 기자
입력 2018-11-20 22:16
업데이트 2018-11-21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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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 음주운전 모의 체험해보니…

농도별 다른 음주체험안경 쓰고 운전
위험상황서 정지거리 2배 가까이 늘어
넓었던 차로 좁아보여 엉뚱한 곳 진입
혈중알코올 농도 0.06% 가정한 안경
10개 장애물 중 4개 쓰러뜨려 사고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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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한국교통안전공단 화성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에서 기자가 음주운전체험 안경을 착용하고 교육용 승용차를 운전하다 유도봉을 넘어뜨리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지난 19일 한국교통안전공단 화성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에서 기자가 음주운전체험 안경을 착용하고 교육용 승용차를 운전하다 유도봉을 넘어뜨리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음주운전이 얼마나 위험할까. 술을 마시면 먼저 심리적으로 흥분하고 판단이 흐려진다. 동시에 몸이 반응하는 속도는 늦어져 위험을 피하지 못하고 사고를 낸다. 음주운전 이후 몸의 반응 속도와 위험 회피 능력을 알아보려고 지난 19일 한국교통안전공단 화성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를 찾았다.

음주운전체험 안경을 끼고 교육용 승용차를 운전했다. 술을 마신 뒤 마음이 급해지고, 흥분되는 현상은 느낄 수 없어도 시야가 좁아지고 거리감이 떨어지는 현상은 경험할 수 있는 음주운전 방지 교육용 안경이다. 먼저 정상적인 상태에서 ‘T코스’를 빠져나오는 실험을 했다. 단 한 번에 능숙하게 빠져나왔다. 후진 주차도 여유 있게 마쳤다.

다음에는 안경을 끼고 운전대를 잡았다. 혈중알코올농도 0.04~0.06%에 해당하는 안경을 착용하고서 T코스에 들어섰다. 정상적인 운전상태에서는 여유로웠던 차로가 좁아 보였다. 일단 직선 진입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후진 주차는 여러 차례 시도에도 실패했다. 사진을 보니 직선 구간부터 왼쪽으로 붙였어야 했는데, 엉뚱한 쪽으로 진입했다. 직선 진입부터 거리감이 떨어져 도저히 후진 주차를 할 수 없는 상태였다.

50m 주행코스에서 장애물을 피해 지그재그로 빠져나오는 운전을 해 봤다. 정상 상태에서는 초보운전자도 쉽게 성공할 수 있을 정도로 쉬웠다. 알코올농도 0.06%~0.08%를 가정한 안경을 쓰고 운전대를 잡았다. 10개의 장애물을 통과하는 데 4개를 쓰러뜨렸다. 실제 상황이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마지막으로 실제 운전과 같은 상황에서 시험했다. 위험회피 코스에서 시속 60㎞로 달리다가 위험 상황이 발생했을 때 브레이크를 밟고 이를 피해 정지하는 시험이다. 측정결과 정상 상태에서는 전방 장애물을 발견하고 브레이크를 밟아 정지하는 데까지 3.58초 걸렸다. 주행 속도는 시속 59㎞, 정지거리는 27.86m로 나왔다. 모두 정상적으로 반응했다.

이번에는 0.04%~0.06% 안경을 끼고 운전했다. 분명히 같은 속도를 내고, 정상적으로 반응했다고 생각했는데 측정 결과는 전혀 달랐다. 주행 속도는 71㎞였고, 브레이크를 밟아 정지하기까지 5.90초 걸렸다. 정지거리도 43.78m로 늘어났다. 공주시간(장애물 발견 반응시간), 제동시간(브레이크 작동시간), 정지시간 모두 많이 늘어났다. 음주운전을 하면 생각과 달리 신체 반응속도가 늦어진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하승우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 교수는 “술을 마시면 자신도 모르게 인지·판단능력이 떨어진다”며 “술을 한 잔이라도 마셨다면 운전대를 절대 잡지 않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2018-11-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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