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미술관으로 떠나는 겨울 여행/박조원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입력 : ㅣ 수정 : 2018-12-0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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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시작되었다. 과거에는 주로 여름에 휴가를 가는 것으로 생각했으나 요즘은 겨울에도 휴가를 가는 사람들이 많다. 주 5일 근무 덕에 하루만 월차를 내도 사흘을 쉴 수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겨울에도 얼마든지 휴가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박조원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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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조원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겨울 여행의 묘미는 여유와 한적함, 또 이로 인해 사색에 잠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겨울 여행의 특성에 맞춰 전국에 산재한 미술관을 여정에 포함시켜 보는 것도 좋겠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등록된 미술관은 전국에 202곳이다. 2008년에 128개였으니 70관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 가운데 공립 미술관은 2008년 27관에서 2015년 50관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정부가 국가 균형 발전 차원에서 지방자치단체의 문화 기반 시설 확충에 공들인 결과다. 앞으로도 정부가 미술관, 박물관 확충을 위해 건립을 지원한다고 하니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그만큼 가볼 만한 미술관이 많아진다는 얘기다.

미술관의 증가에 따라 관람객 숫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문체부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미술 전시회 관람률은 2006년 6.8%에서 2014년 10.6%로 1.56배 증가했으며 향후 1년 이내 관람 의향률도 14.5%로 나타나 미술관 관람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서울의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서울시립미술관 같은 대형 미술관의 관람객 증가세는 두드러지는 반면 지자체나 사설 미술관은 찾는 사람이 예상보다 늘지 않아 안타깝다.

점점 깊어가는 겨울, 보석과 같은 지방의 숨은 미술관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계획해 보면 어떨까. 적막한 겨울 바다나 설경을 찾는 여행길에 아름다운 그림과 따뜻한 커피가 있는 미술관을 여정에 넣는다면, 겨울 여행이 더욱 다채롭고 훈훈해지지 않을까. 전에 몰랐던 화가를 알게 되고 마음에 드는 그림을 한 점이라도 발견하게 된다면, 이전과는 다른 특별한 문화 체험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겨울 여행이라면 조그맣고 따뜻한 미술관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한적한 미술관을 둘러보면서 아이와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문화 예술 소양을 길러 주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방송에 여행 프로그램이 넘쳐나지만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여정에 포함되는 경우는 별로 없고 대개 맛집 찾아다니기 위주로 구성되어 아쉽기만 하다. 국내 여행 프로그램에서 숨은 미술관을 찾아 소개하고, 여기서 즐기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겨울 여행의 여정에 미술관 관람을 포함시키지 않을까. 방송이 말로만 공익성을 외칠 것이 아니라 이러한 문화적인 프로그램으로 공익성을 발휘하면 좋겠다.

또한 전국의 미술관을 저렴한 가격으로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영국처럼 아트 패스(art pass) 제도를 실시할 것을 문화예술 정책 담당자들에게 제안하고 싶다. 영국의 예술 기금(Art Fund)으로 시행되는 아트 패스는 연회비(1인 67파운드, 약 9만 5000원)를 내면 카디프성과 켄싱턴궁부터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 이르기까지 전국 240개의 미술관, 박물관, 역사 유적 등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특별전은 50%까지 할인 혜택을 받는다. 물론 평생 회원과 가족 단위 회원 가입도 가능하다. 학생을 위한 아트 패스는 단돈 5파운드(약 7100원)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제도를 시행한다면 사람들이 추운 겨울 여정에 문화예술의 훈기와 향기가 가득한 미술관을 필수 코스로 포함시키지 않을까.
2018-12-0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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