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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 서비스·판매직 근로자 우울증상 위험 높인다”

“감정노동, 서비스·판매직 근로자 우울증상 위험 높인다”

김태이 기자
입력 2019-01-16 11:39
업데이트 2019-01-1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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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대, 2천명 분석결과…“여성 감정노동자, 우울증에 더 취약”

서비스·판매직 근로자들이 겪는 감정노동이 우울증상 위험을 높인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교실 한규만·한창수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제4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19세 이상 서비스·판매직 근로자 2천55명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에게 지난해 한 해 동안 우울증상(일상생활에 지장을 일으킬만한 수준으로 2주 이상 지속하는 우울감)을 경험했는지 조사했다.

또 감정노동 여부는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숨기고 일해야 하는지를 물을 때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라고 대답한 근로자를 감정노동 경험으로 구분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의 13.9%가 우울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었고, 42.8%는 감정노동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울증상을 겪은 비율이 감정노동 경험 근로자는 18.5%로, 감정노동을 경험하지 않은 근로자의 10.4%보다 높았다.

한창수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서비스·판매직 근로자들이 경험하는 감정노동이 우울증상의 위험을 명백히 높인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감정노동 경험과 정신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성별에 따른 감정노동이 우울증상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했다. 그 결과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감정노동을 경험한 여성 근로자는 그렇지 않은 여성 근로자보다 우울증상을 겪을 위험이 2.19배 증가했다.

반면, 남성 근로자의 경우, 감정노동 여부가 우울증상의 위험을 유의하게 증가시키지 못했다.

연구팀은 “성별에 따른 분석결과 감정노동을 경험한 여성 근로자들이 우울증 발생 위험으로부터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남성의 경우 감정노동 경험에도 직무 자율성을 갖는 환경에서는 우울증상 발생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 반면 직무 자율성이 낮은 환경에서는 우울증상 발생 위험이 2.85배 증가했다.

여성에서는 감정노동과 직무 자율성 간의 상호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높은 직무 자율성은 남성 근로자에게서 감정노동의 우울증상에 대한 악영향을 줄일 수 있는 보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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