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재협상”… 중재자 오신환 “새로 협상할 게 뭐 있나”

입력 : ㅣ 수정 : 2019-06-2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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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국회 책임론… 사면초가 한국당
羅 “의총서 추인 받는 조건 합의” 주장
3당 합의문 어디에도 단서조항은 없어
이인영 “재협상 꿈도 꾸지 말라” 일축
한국당, 상임위는 유리한 외통위만 참석
文의장, 협의 우선 본회의 강행 ‘부정적’
자유한국당이 지난 24일 국회 정상화 합의를 번복하면서 후폭풍이 어어지는 가운데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무명용사탑을 참배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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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이 지난 24일 국회 정상화 합의를 번복하면서 후폭풍이 어어지는 가운데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무명용사탑을 참배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불과 2시간 만에 국회 정상화 합의를 뒤집은 자유한국당을 향해 여야 4당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온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까지 한국당을 비난하고 나서면서 한국당은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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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연합뉴스

오 원내대표는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협상을 통해 만들어 낸 합의문이 거부당한 이상 더는 새롭게 협상할 내용이 없다”며 “중재 역할도 여기서 마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중재 포기’를 선언했다.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동물국회’ 충돌 때 한국당 편을 들었던 오 원내대표는 특히 “국회 파행의 책임은 온전히 한국당에 남았다”고 한국당을 정조준해 비판했다. 그는 기자단 티타임에서도 전날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합의문이 거부된 것과 관련해 “어제 나도 이 상황을 보고 ‘멘붕(멘탈붕괴)’이 왔다”고 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협상안 추인에 실패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매주 화요일 주재하던 원내대책회의를 이날은 열지 않고 국회 토론회와 6·25전쟁 69주년 맞이 국립서울현충원 무명용사탑 참배로 일정을 대신했다.

나 원내대표는 현충원 참배 후 “어제 분명히 이 합의는 의총 추인을 조건으로 하는 조건부 합의였다. 그것이 국회 관례”라며 “재협상 없이는 국회를 열 수 없다”고 했다. 협상 원천 무효와 재협상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당 전임 원내대표들이 합의문에 의총 추인을 전제로 한다는 단서조항을 명시했던 사례가 있지만 나 원내대표가 서명한 전날 3당 합의문에는 단서조항이 없었다.

이에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재협상 불가론을 펼치며 3당 합의문에 기초한 국회 의사일정 진행을 못 박았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시간이 지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새로운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착각은 꿈도 꾸지 말라”고 일축한 뒤 “어떠한 전제 조건도 없이 국회에 복귀하라”고 했다.

국회 정상화를 거부한 한국당은 이날 유리한 상임위만 참석하는 ‘체리피커’식 국회 등원 전략을 들고 나왔다. 이에 따라 북한 목선 남하 등 민감한 이슈가 걸려 있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한국당 의원들이 참석했다. 여야 모두 참석한 상임위 전체회의는 68일 만이었다.

반면 나머지 상임위는 ‘반쪽 회의’로 파행했다.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는 한국당 전원 불참 속에 열렸고 민주당 의원들은 황창규 KT 회장을 청문회 위증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한국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들어가 강하게 항의했으나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관련 법안을 의결했다. 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우리는 정상화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국당의 합의 파기를 꼬집었다. 활동 기한이 닷새밖에 남지 않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위원회는 김재원 한국당 의원이 “국회는 정상화가 되지 않았다”고 1시간가량 항의했다.

한편 24일 본회의에서 3당 교섭단체가 합의한 6일 임시국회 회기결정 원안이 가결돼 한국당의 합의 파기 주장에도 의사일정은 법적 효력을 갖췄다. 이에 문희상 국회의장은 28일로 예정된 상임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선출 본회의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문 의장은 3당 협의가 최우선이라며 본회의 강행에는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2019-06-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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