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8차 독자권익위원회
25일 서울 광화문 서울신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18차 독자권익위원회 회의에서 위원들이 지난 한 달간의 보도를 평가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유람선 침몰 사건은 많은 지면을 할애해 수일에 걸쳐 소식을 전했고, 특히 부다페스트 현지 르포는 순발력이 돋보였다. 다른 언론이 헝가리 국민이나 정부의 애도 기사를 주로 내놓을 때 서울신문은 기자가 직접 다뉴브강 유람선을 타고 살펴보는 기사를 썼다. 사고 이후에도 별다른 안전장치 없이 유람선 운항을 계속한다는 내용이었는데, 현장을 발로 뛰고 눈으로 확인해 진실을 전하는 보도였다.
-독자로서 공감할 수 있는 기사가 많았다. 지난달 29일 연예계 ‘학교폭력 미투’ 이후 트라우마를 겪는 피해자들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학폭은 당해 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다. 서울신문이 피해자 입장에서 다가가고자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난 13일자 대학 내 성범죄를 주제로 한 대학가 경비 노동자와 학생 간 간담회 기사도 의미 있었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얘기를 발로 뛰어 발굴해 낸 좋은 기사의 전형이었다. 대부분 보도자료로 기업과 정부 정책 홍보에 지면을 할애하기 쉬운데 서울신문의 기획은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생각을 바꿀 기회가 돼 좋았다. 앞으로 청년 취업 문제 등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면 좋겠다.
-6월은 현충일, 6·10 항쟁, 6·25전쟁 등 다양한 기념일이 있어 정치사적으로 의미 있는 달이었는데 관련 기획이 적어 아쉬웠다. 정치 기사에서도 색다른 정보는 적고 특별한 기획 없이 대통령 추념사나 해외 순방 일정 등만 보도된 점이 아쉽다.
-정치 분야는 여당 입장만 비중 있게 다룬 점도 아쉽다. 19일자 논설위원 칼럼에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행보를 비판한 것 외에는 권력에 날을 세우는 기사가 없었던 것 같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됐는데 현시점에서 검찰총장 교체와 정부의 검찰 개혁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정치권 막말 논란이 도의적인 측면 외에 어떤 점이 잘못됐는지 등을 두루 짚어 주면 좋겠다.
-경제 지면에서는 깊이 있는 분석이 이뤄졌으면 한다. 미중 무역 분쟁이 국내 수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보도가 이어졌는데, 미국 관세 부과가 국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1% 미만이라는 결과도 있다. 기업 상속 문제도 일회성으로만 다룬 점이 아쉽다. 관성적인 보도가 아니라 심도 있는 분석으로 독자의 궁금증을 풀어 주면 좋겠다.
-관련 기사는 한꺼번에 모아 독자들이 읽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나도록 하면 좋겠다. 가령 21일자 스마트오피스 기사나 AI 기사는 ‘4차 산업혁명’으로 같이 볼 수 있는데도, 다른 지면에 배치돼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 진출 당시 1~3면에 걸쳐 체육부의 존재감이 여실히 드러났다. 앞으로도 이런 열정을 이어나가면 좋겠다. 유소년·여성 축구 등에 계속 관심을 기울이면 프로스포츠에만 지나치게 몰입하는 경향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19-06-26 3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