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증인이다… 시민이 외쳐야 한다”

입력 : ㅣ 수정 : 2019-08-1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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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역사박물관 김승은 학예실장
김승은 식민지역사박물관 학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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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은 식민지역사박물관 학예실장

“최근 일본 아베 정부와 우익 세력·을 보면 광복 후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식민지 역사가 청산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죠.”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용산구의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만난 김승은(48) 학예실장은 이렇게 강조했다. 국내 최초로 일제강점기 식민지 역사에 초점을 맞춰 꾸려진 이 박물관은 오는 29일로 개관 1주년을 맞는다. 김 실장은 “지난해에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평화 분위기가 조성돼 전쟁이 정말 끝날 것 같았는데 1년 만에 식민지 역사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걸 실감한다”고 말했다.

시민 1만명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17억원 등으로 개관한 이 박물관은 1년간 약 1만 6000명이 찾았다. 소장하고 있는 근현대사 관련 유물만 3만점 이상이다. 일본 시민단체와의 교류도 활발하다. 청일전쟁에 참여한 일본 군인이 일장기에 썼던 기록 등 현재 전시 중인 400점 중 30% 정도가 일본 시민들이 박물관에 자발적으로 기증한 것이다.

김 실장은 “박물관의 가장 큰 의의는 독립운동가를 암암리에 폄하하는 시각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조상에게 독립운동은 ‘조선인이라면 누구나 하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일부 영웅들만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독립운동을 좁혀 볼수록 당시 친일이 당연한 흐름이었던 것처럼 오해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실제 박물관에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민초들이 일제의 차별과 수탈에 분노해 수시로 태극기를 들고 만세 운동에 나가는 등 조국 독립에 앞장섰음을 증명하는 사료가 많다. 1919년 3·1운동 당시 함경도에서 발견됐다는 독립선언서도 그중 하나다. 김 실장은 “서울 종로에서 인쇄된 독립선언서가 보름 만에 함경도까지 빠르게 퍼졌고, 당시 독립운동이 아주 활발히 이뤄졌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물관 측은 ‘내가 역사의 증인이다’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강제동원된 이들의 증언 영상과 피해자들과 함께하겠다는 손 글씨 다짐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는 것이다. 김 실장은 “후대의 시민들이 역사를 진지하게 돌아보고, 스스로 ‘내가 증인’이라고 외치며 피해자들과 연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19-08-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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