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무력투입 임박?… 트럼프 “병력 이동 중” 中 “10분내 도달”

입력 : ㅣ 수정 : 2019-08-14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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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항 점거 시위대 테러리스트” 경고
환구시보 기자 폭행에 개입 명분 쌓는 듯
중국군도 군용차 집결 사진 공개하며 위협
트럼프 “정보기관이 보고… 모두 진정을”
공항 운영 재개… “이틀간 926억원 손실”
홍콩 ‘범죄인인도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한 지 이틀째를 맞은 지난 13일 무장 경찰이 곤봉을 휘두르며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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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범죄인인도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한 지 이틀째를 맞은 지난 13일 무장 경찰이 곤봉을 휘두르며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홍콩에 중국의 ‘무력 진압’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무력 투입을 경고하고 중국 정부가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군병력을 홍콩 접경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밝히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14일 북경청년보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인 정즈젠(政知見)에 따르면 중국 동부전구 육군은 위챗 ‘인민전선’을 통해 선전에서 홍콩까지 1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며 홍콩 사태에 무력개입할 수 있음을 강력히 내비쳤다. 무장경찰이 아닌 중국군이 무력시위에 나섰다는 점에서 강경 진압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부전구 육군은 앞서 선전만 부근 춘젠 체육관에 군용 차량이 대규모 대기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10분이면 홍콩에 도착하고 홍콩 공항에서 56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고 위협했다. 앞서 홍콩 명보는 선전만 일대에서 장갑차와 물대포가 대규모로 집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홍콩 특구가 통제할 수 없는 동란에 빠져들 경우 중국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는 경고다.

중국 정부 홍콩주재 연락사무소는 이날 시위대가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서 집단 폭행과 불법 감금을 저지른 것에 분개하며 이런 일련의 행위는 문명 사회의 마지노선을 완전히 넘은 것으로 “심각한 폭력행위이며 테러리스트 같았다”고 맹비난했다. 중국이 무력진압 가능성을 경고하는 것은 홍콩 반정부 시위에 대한 중국 여론의 분노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맥사 테크놀로지 제공 AP 연합뉴스

▲ 맥사 테크놀로지 제공 AP 연합뉴스

공항 점거 이틀째인 13일 밤에는 시위대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 기자와 여행객을 에워싸고 폭행을 가하는 일이 빚어졌다. 이 때문에 폭행 사건이 중국 당국의 무력개입을 촉발하는 명분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은 홍콩의 비상 상황에 대비해 이미 선전에서 1만 2000여 무장경찰이 폭동 진압 훈련을 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까지 13일 트위터에 “우리 정보기관이 알려왔다”며 “중국 정부가 병력을 홍콩 접경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모두 진정하고 안전하게 있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미 정보기관이 대통령에게 보고할 정도로 중국의 홍콩 사태 개입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전망을 낳는다.

홍콩 시위대는 최근 시위장소를 도심에서 국제공항으로 바꿔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시위대가 자신들의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직접 전하려고 하면서 공항을 핵심 시위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CNN은 “지난 주말 공항에서는 중국어와 영어, 프랑스어, 한국어, 일본어 등 여러 언어로 작성된 전단지가 홍콩 국제공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전달됐다”며 “전단지엔 이번 반정부 시위의 원인과 시위대가 무엇을 요구하는가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하루 평균 20만명이 찾는 이 국제공항은 항공 화물량으로는 세계 1위이고 여객수는 세계 3위다. 전 세계 220개 공항과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는 국제적인 장소다.
사진은 지난 12일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홍콩국제공항에 몰려들어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고 홍콩 정부에 완전한 민주주의 실현을 요구하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 사진은 지난 12일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홍콩국제공항에 몰려들어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고 홍콩 정부에 완전한 민주주의 실현을 요구하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시위대의 이틀째 밤샘 점거시위가 마무리된 홍콩 국제공항이 다시 정상 운영에 들어갔다. 공항 대변인은 점거 시위로 인해 취소·지연된 수백편의 항공기 이착륙 일정을 전면 재조정하는 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시위로 공항 운영이 이틀간 중단된 데 따라 6억 홍콩달러(약 926억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1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대학 항공정책연구센터장인 로우 충궉 박사는 “이틀 반나절 동안 공항이 폐쇄된 데 따른 경제적 손실은 6억 2000만 홍콩달러가 넘는다”며 “이는 홍콩 하루 평균 GDP의 8%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추정했다. 홍콩에서 시위 때문에 항공편 운항이 중단되고 공항이 폐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9-08-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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