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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이그노벨·황금거위… 과학상 계절이 돌아왔다

노벨·이그노벨·황금거위… 과학상 계절이 돌아왔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9-09-18 17:40
업데이트 2019-09-19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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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달 노벨상 앞두고 줄잇는 예비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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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9회를 맞는 노벨상 수상자 발표는 오는 10월 7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8일 물리학상, 9일 화학상, 10일 문학상, 11일 평화상, 14일 경제학상 일정으로 이어진다. 노벨재단 제공
올해 119회를 맞는 노벨상 수상자 발표는 오는 10월 7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8일 물리학상, 9일 화학상, 10일 문학상, 11일 평화상, 14일 경제학상 일정으로 이어진다. 노벨재단 제공
가을이 깊어지면 전 세계인의 이목이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과 노르웨이로 쏠린다. 매년 10월 초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오는 10월 7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8일 물리학상, 9일 화학상 수상자가 발표된다.

노벨상 수상자 발표 한 달 전부터 ‘예비 노벨 생리의학상’이라고 불리는 래스커상, 독특한 기초과학 연구성과에 상을 주는 황금거위상, 그리고 노벨상을 패러디해 기발하면서 황당한 연구에 시상하는 이그노벨상 수상자까지 발표되면서 분위기는 한껏 고조된다.
올해 가장 먼저 수상자를 발표한 것은 미국과학진흥회와 미국 의회가 함께 만든 ‘황금거위상’이었다. 황금거위상은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12년 만들어졌다. 미국과학진흥회(AAAS) 제공
올해 가장 먼저 수상자를 발표한 것은 미국과학진흥회와 미국 의회가 함께 만든 ‘황금거위상’이었다. 황금거위상은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12년 만들어졌다. 미국과학진흥회(AAAS) 제공
●황금거위상 5명 선정… 고인된 과학자도 시상

올해로 8회를 맞은 황금거위상 수상자가 지난 9일 가장 먼저 발표됐다. 올해는 5명의 수상자가 선정됐는데 고인에게는 시상을 하지 않는 노벨상과 달리 세상을 떠난 과학자도 2명이나 포함돼 있다. 황금거위상은 2012년 미국 민주당 소속 짐 쿠퍼 테네시 하원의원이 미국과학진흥회(AAAS)와 함께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만든 것으로 연구의 시작은 허황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인류에게 큰 기여를 한 연구를 선정해 시상한다.

데이비드 사처 미국 마운트시나이의대 교수는 1965년 방글라데시에서 수인성 전염병인 콜레라를 연구하던 중 개구리 피부를 이용해 콜레라 환자의 장 변화를 관찰하는 실험을 했다. 사처 교수의 연구는 콜레라 치료후보물질 실험과 임상시험에 널리 활용되면서 콜레라 치료제 개발을 이끌어 내 약 5000만명의 생명을 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 프레드릭 방 존스홉킨스대 의대 교수와 잭 레빈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약학과 교수는 푸른색을 띠는 투구게의 혈액을 이용해 세균감염을 감지해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연구진은 투구게의 혈액을 활용해 세균감염을 감지하는 엔도톡신 시험법(LAL)을 개발해 이전까지는 이틀 이상 걸리던 감염검사 시간을 45분으로 단축시켰다. 노엘 로즈, 고 어니스트 위트브스키 존스홉킨스대 의대 교수는 류머티즘, 크론병 등이 자가면역질환 때문이라는 사실을 처음 밝혀낸 공로로 수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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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에는 ‘미국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래스커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알버트앤메리래스커 재단 제공
지난 11일에는 ‘미국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래스커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알버트앤메리래스커 재단 제공
●저개발국 백신 기금 모은 NGO에 래스커상

1946년부터 의학 분야에서 새로운 발견을 했거나 질병의 치료법이나 예방법을 개발한 이들에게 시상하는 래스커상은 ‘미국의 노벨상’, ‘예비 노벨생리의학상’이라고 불린다. 지난 11일 앨버트앤메리래스커 재단은 기초의학 부문에 자크 밀러 호주 월터앤앨리자홀 의학연구소 명예교수, 맥스 쿠퍼 미국 에모리대 의대 교수, 임상의학 부문에서는 마이클 셰퍼드 리셉터 바이오로직스 CSO(최고과학책임자), 데니스 슬라몬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교수, 악셀 울리히 독일 막스플랑크 생화학연구소 분자생물학연구단장을 선정했다. 또 공중보건 분야에서는 저개발국가에 대한 백신 지원비용 기금을 모으는 비정부기구인 세계백신면역연합이 수상했다.

기초의학 부문 수상자인 맥스 쿠퍼, 자크 밀러 교수는 특정 병원체와 암세포를 인식해 공격하는 면역세포인 B세포와 T세포를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들은 B면역세포가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의 경우 골수에서 만들어진다는 것도 처음으로 알아냈다.

임상의학 부문 수상자들은 항체가 특정 암세포를 표적으로 삼아 공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암 유발 단백질 중 하나인 ‘HER2’를 차단하는 단일클론항체 약물인 ‘허셉틴’을 개발했다. 허셉틴은 현재 유방암 표적항암치료제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네모난 똥 싸는 웜뱃의 장 … 이그노벨 2회 수상

‘이런 연구가 있다고?’란 말이 저절로 튀어나올 정도로 황당하지만 기발한 연구를 한 사람들에게 시상하는 ‘이그노벨상’의 29회 시상식은 올해도 어김없이 미국 하버드대 샌더스 극장에서 지난 12일 열렸다.

가장 주목받은 연구 중 하나는 일본 홋카이도대 보건대 연구진이 2000년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아카이브 오브 오럴 바이올로지’에 발표한 것으로 5살 아이가 하루에 흘리는 침의 양이 0.5ℓ나 된다는 내용이다. 15명의 5세 남녀 어린이를 48시간 동안 아다니면서 침을 받아 분석한 연구진은 ‘이그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지난 12일에는 패러디 노벨상인 ‘이그노벨상’ 시상식이 열렸다. 미국 하버드대 제공
지난 12일에는 패러디 노벨상인 ‘이그노벨상’ 시상식이 열렸다. 미국 하버드대 제공
또 모든 포유류는 크기에 상관없이 평균 21초 이내에 방광을 비운다는 연구로 2015년 이그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후 미국 조지아텍 기계공학부 교수와 퍼트리샤 양 박사는 설치류인 웜뱃이 네모난 똥을 싸는 이유가 장의 유연성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지난해 ‘전미유체역학 콘퍼런스’에서 발표해 올해도 이그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9-09-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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