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학습권 침해 우려… 학교 내 선거운동 제한해야”

입력 : ㅣ 수정 : 2020-01-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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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선관위에 요청
후보자 방문 허용 땐 선거법 위반 우려
선관위 제동 ‘모의선거’ 재검토하기로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에서 ‘2020 서울학생 기초학력 보장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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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에서 ‘2020 서울학생 기초학력 보장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만 18세 선거권’ 도입으로 학교에서의 선거운동 허용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서울교육청이 “학교에서의 선거운동을 제한해 달라”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요청했다. 중앙선관위가 이 같은 요청을 수용할 경우 오는 4월 치러질 총선을 앞두고 후보자 및 정당 관계자들이 학교를 방문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1일 입장문을 내고 “학교 내 선거운동에 대한 제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학교 내 선거운동이 제한 없이 허용되면 교직원 및 학생들이 본의 아니게 선거법을 위반할 수 있고, 학교가 후보자 및 지지자들의 각종 민원에 시달릴 수 있다”며 “학교가 지나치게 선거운동의 영향을 받는 것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공직선거법상 학교를 선거운동이 금지되는 장소로 해석할 수 있다는 법률 자문 결과도 공개했다. 공직선거법 제106조 1항은 ‘호별(戶別)방문’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는데, 대법원은 학교 교무실 역시 해당 조항이 적용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조 교육감은 “학교는 외부인의 자유로운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 곳으로, ‘학교 교무실’을 ‘학교 전체’로 볼 수 있다”면서 “선관위의 적극적인 해석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학교 내 선거운동 금지’ 요구는 다른 교육청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강원도교육청도 이날 선거교육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후보자가 학교 안에서 유세 활동을 펼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 역시 지난 20일 “학교는 선거후보자가 연설할 수 없는 호별방문 금지 대상 지역”이라고 언급했다. 중앙선관위는 지난 12일 정치권에 초·중등학교에서 예비후보자 명함 배부와 연설 금지 여부 등에 대한 입법 보완을 요청했다. 국회에서 관련 입법 논의가 더딜 경우 선관위가 직접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수도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선관위가 제동을 건 ‘모의선거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하기로 했다. 중앙선관위는 모의선거 교육을 교육청이 주체가 돼 진행하는 것이 공직선거법상 ‘특수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 조항을 위배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조 교육감은 “선관위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선관위와 협의하며 진행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모의선거 교육을 위탁받은 징검다리교육공동체가 지난해 11월 서울시선관위로부터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진행하는 모의선거 교육에 대해 ‘문제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중앙선관위에 선거법 저촉 여부에 대해 보다 면밀하게 검토를 받고 선관위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민주시민교육교원노동조합 위원장은 “‘18세 선거권’에 대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학생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도 “교육부 주도로 선거와 민주주의 등을 어떻게 교육할지에 대한 교육적 합의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20-01-2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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