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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입 못 막으면 밑빠진 독 물붓기… 모든 입국자 자가격리를”

“해외 유입 못 막으면 밑빠진 독 물붓기… 모든 입국자 자가격리를”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20-03-26 22:42
업데이트 2020-03-27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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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더욱 강력한 봉쇄 정책’ 촉구

유럽발 입국자 전수조사 후 확진 증가세
단기체류 외국인 지역사회 전파 우려도
중대본 “무증상 상태서 입국 있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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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 등장한 ‘오픈 워킹 스루’… 정부 “감염 위험 없다”
인천공항에 등장한 ‘오픈 워킹 스루’… 정부 “감염 위험 없다” 유럽·미국 등 해외 입국자를 통한 코로나19 유입이 늘어나면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26일 오후 1시부터 인천국제공항 옥외 5개 공간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인 ‘오픈 워킹 스루’에서 외국인 입국자들의 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오픈 워킹 스루는 증상이 없는 외국인 입국자를 대상으로 1시간에 12명의 검체를 채취할 수 있다. 일반 선별진료소보다 최고 6배, 승차 검진(드라이브 스루)보다 2배 빠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오픈 워킹 스루의 안전성 문제에 대해 “감염 위험이 없는 공간에서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현재의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코로나19 신규 확진환자 가운데 해외 유입 환자수가 이틀 연속 절반을 넘겼다. 국내에서 감염된 환자보다 해외에서 유입된 감염자가 많아지면서 더욱 강력한 봉쇄 정책을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집계된 해외유입 사례는 57명으로, 전날(51명)보다 많다. 57명 중 18명은 예전에 확진됐던 사례가 해외 유입으로 추가 확인된 건이다. 실제 25일 하루 동안 해외에서 유입된 환자는 신규 확진환자 104명 가운데 39명이다. 지난 22일 유럽발 입국자 전수조사를 처음 시행한 이후 날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이로 인해 한동안 주춤하던 국내 신규 확진환자 증가 폭은 이틀 연속 세 자릿수를 보였다.

위험 국가가 중국에서 유럽·미국 등으로 바뀌었을 뿐 해외 유입 환자로 국내 거주자들의 감염 위험이 커진 사태 초반 상황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벌이더라도 해외로부터 환자가 계속 유입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발 입국자 전수조사에 이어 미국에서 오는 입국자에 대해서도 2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하는 등 검역을 강화했지만 곳곳에서 방역 구멍이 여전하다.

26일 0시 기준으로 집계된 해외발 유입 환자 57명 중 27명(47.4%)이 공항 검역을 통과해 입국한 뒤 지역사회에서 확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항 검역을 받을 때는 열이 나지 않아 무사 통과했다가 입국한 뒤에야 증상이 나타나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런 환자들이 늘면 지역사회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잠복기를 고려하면 무증상 상태에서 입국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체류 외국인을 통한 지역사회 전파 우려도 제기된다. 유럽·미국에서 왔더라도 단기체류 외국인은 공항 검역에서 진단검사를 받아 음성이 확인되면 입국할 수 있고, 자가격리 대신 보건소가 매일 전화를 걸어 건강 상태를 조사하는 ‘능동감시’를 받는다. 경증 상태에서 지역사회를 돌아다니며 바이러스를 퍼뜨릴 위험이 크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개인마다 증상을 인지하는 정도가 달라 증상이 있는데도 없다고 얘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무증상 입국자와 단기체류자가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입국자 강제 자가격리 대상을 모든 국가로 확대하고 단기체류자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부는 이날도 “해외 입국자의 위험도를 계속 예의 주시하면서 추가적인 검역 강화 등의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견해를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20-03-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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