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30개월’ 외식업 대안 공유주방… ‘삼국지 구도’ 끝없는 진화

입력 : ㅣ 수정 : 2020-03-27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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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장세훈 논설위원이 만났습니다-스타트업 3인이 보는 공유주방의 현재와 미래
공유주방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외식업은 낮은 진입 장벽과 그에 따른 과당 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장 상황만 보면 공유주방은 레드오션에 뛰어든 ‘무모한 도전’처럼 비쳐진다. 산적한 규제도 여전히 걸림돌이다. 하지만 초기투자비용을 낮추고 운영리스크를 줄인 ‘계산된 도전’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해 정부가 각종 규제를 일괄 풀어 주는 ‘규제 샌드박스’ 대상에 지정된 뒤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크게 보면 제조형, 배달형, 시간제형의 ‘공유주방 삼국지’ 구도가 형성됐다. 각 유형의 대표주자 격인 김기웅 심플프로젝트컴퍼니(브랜드명 위쿡) 대표, 최정이 단추로끓인수프(고스트키친) 대표, 김유구 위대한상사(나누다키친) 대표에게 공유주방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제조형 공유주방인 ‘위쿡’이 운영하는 서울 종로구 사직점에서 한 입주업체가 식품을 제조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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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조형 공유주방인 ‘위쿡’이 운영하는 서울 종로구 사직점에서 한 입주업체가 식품을 제조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에 특화”
제조형- ‘위쿡’ 김기웅 심플프로젝트컴퍼니 대표

“식음료(F&B) 시장을 양분하는 식품제조가공업과 음식점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 대응하는 플랫폼이다.” 제조형 공유주방인 ‘위쿡’을 운영하는 김기웅 심플프로젝트컴퍼니 대표는 2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F&B 산업 환경과 경쟁 양상이 급변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제조형 공유주방을 소개한다면.

“넓은 주방 공간을 다수의 사업자가 함께 쓰며 식품을 제조·가공한다. 식품위생법은 주방 1개에서 사업자 1명만 허용하고 생산품은 최종 소비자에게만 판매할 수 있는데 지난해 7월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1호 기업에 선정돼 사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제조형 2개 지점 49개 주방을 운영 중이다. 배달형(3개 지점 32개 주방)의 월평균 매출은 1750만원 정도다.”
김기웅 심플프로젝트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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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웅 심플프로젝트컴퍼니 대표

-다양한 방식의 공유주방을 운영하는 가장 큰 효과는.

“제조형·배달형·매장형 주방을 동시 운영할 수 있다. 한 사장님은 배달형 중식당을 운영하면서 제조형 주방에서는 굴소스를 제조한다. 점심장사에 주력하는 한 사장님도 제조형 주방에서 LA갈비를 만들어 온라인 판매한다.”

-위쿡이 부동산임대업이나 프랜차이즈업체와 차별화되는 점은.

“이용시간만큼 사용료를 받는다. 단순히 공간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분야별 전문가로부터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일종의 ‘멤버십 비용’ 개념이다. 프랜차이즈와 달리 보증금 등 초기비용도 없다.”

-위쿡이 추구하는 가치는.

“F&B 분야의 새로운 플랫폼을 지향한다. 사업적 관점에서 공간 기반, 시장 관점에선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에 특화된 전략이다.”

-위쿡에 관심을 갖는 창업자와 소비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나만의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진다. 이런 분들에게 적합한 창업 방식이다. 소비자들에겐 철저한 위생 관리로 믿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제공한다.”

-정부에 바라는 게 있다면.

“F&B 시장은 약 200조원의 규모에도 보호 대상으로 간주된다. 관점을 바꿔 육성 대상으로 봐야 한다. 혁신 모델이 나올 여건을 만들어 줬으면 한다.”
시간제형 공유주방인 ‘나누다키친’이 운영하는 서울 성동구 성수점에서 2명의 셰프가 각각 영업준비를 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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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제형 공유주방인 ‘나누다키친’이 운영하는 서울 성동구 성수점에서 2명의 셰프가 각각 영업준비를 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기존·신규 창업자·건물주 모두 윈윈”
시간제형- ‘나누다키친’ 김유구 위대한상사 대표

“기존 창업자와 신규 창업자는 물론 점포(건물)주까지 윈윈할 수 있다.” 시간제형 공유주방인 ‘나누다키친’을 운영하는 김유구 위대한상사 대표는 2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공유주방과 달리 기존 점포의 시간과 공간을 활용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간제형 공유주방을 소개한다면.

“기존 음식점 매장의 이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공간 제공 희망자와 매장 운영 희망자를 연결한다. 저녁 장사만 하는 점포를 낮에 빌려 공유식당·주방으로 활용하는 식이다. 다른 공유주방과 달리 레시피도 제공해 메뉴 개발 부담도 없앴다. 지난 2년간 80개 매장(누적 기준)을 오픈했다. 월평균 매출은 매장 크기에 따라 1200만~1700만원 정도다.”
김유구 위대한상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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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구 위대한상사 대표

-운영시간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데 수익에 영향은 없나.

“임대료는 24시간 사용을 전제로 내지만 운영시간은 한정된다. 점심이든 저녁이든 운영시간에 최적화된 메뉴를 내놓는 게 중요하다. 실제 서울 강남권 호프집을 빌린 사장님은 평일 낮시간 영업만으로 월평균 600만원의 수익을 낸다.”

-부동산임대업이나 프랜차이즈업체와 차별화되는 점은.

“공간중개만 하는 서비스가 아니다. 등록점포를 머신러닝 기반으로 상권을 분석한 뒤 예상 매출과 적합 메뉴 등도 제공한다. 초기투자비용만 억대가 드는 프랜차이즈와 달리 1000만원대로 낮췄다.”

-나누다키친이 추구하는 가치는.

“단순한 점포의 중개를 넘어 공유하기 위한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외식업 트렌드를 좇기보다 리스크를 줄이는 서비스로 진화할 계획이다.”

-나누다키친에 관심을 갖는 창업자와 소비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워라밸(일·가정 양립)을 원하는 주부, 자신이 개발한 메뉴의 고객 반응을 얻으려는 셰프, 매장 운영의 효율을 높이고 싶은 점포주 등에게 적합한 사업 방식이다.”

-정부에 바라는 게 있다면.

“공유주방은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되는 사업 모델이다. 다양한 방식의 공유주방 서비스를 품을 수 있도록 법제화를 조속히 해 줬으면 한다.”
배달형 공유주방인 ‘고스트키친’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강남역점에서 배달기사가 주문음식을 나르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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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형 공유주방인 ‘고스트키친’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강남역점에서 배달기사가 주문음식을 나르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규제 이슈에서 자유롭다는 게 장점”
배달형- ‘고스트키친’ 최정이 단추로끓인수프 대표

“공유주방 관련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배달형 공유주방인 ‘고스트키친’을 운영하는 최정이 단추로끓인수프 대표는 2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외식업의 지속가능성과 다양한 이해를 반영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내 공유주방에서 창업이 가장 왕성한 게 배달형이다.

“특정 공간에 주방설비를 갖춘 뒤 주방당 13.2~16.5㎡의 구획을 할당하고 배달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자체 개발한 시스템(발가락)으로 배달주문을 자동화했고 배달기사를 별도로 호출할 필요도 없다. 3개 지점 68개 주방을 운영 중이다. 월평균 매출은 1300만원, 최고는 8000만원이다.”
최정이 단추로끓인수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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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이 단추로끓인수프 대표

-부동산임대업이나 프랜차이즈업체와 차별화되는 점은.

“배달 시스템 등 다양한 운영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임대업과 다른 점이다. 프랜차이즈와 비교할 때 초기투자비용(최대 2000만원)을 대폭 낮췄다. 임대 및 서비스 수수료를 받는 대신 운영 부담을 덜어 주고 있다.”

-다양한 주방이 밀집한 만큼 네트워크 효과도 기대된다.

“서울 강남역점에서 잘 팔리는 주꾸미 메뉴를 따다 삼성점에서도 판매하고 있는데 두 분 사장님이 협력해 만들어 낸 결과다. 복수의 주방을 동시에 운영하는 사장님도 있고 현장 경험을 살려 떡볶이집 종업원에서 사장님으로 변신한 분도 있다.”

-고스트키친이 추구하는 가치는.

“외식업 분야에서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하드웨어 플랫폼을 지향한다. 기존 프랜차이즈의 브랜드 못지않게 이용자의 리뷰에 의존하는 소비 성향이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고스트키친에 관심을 갖는 창업자와 소비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배달음식 수요가 팽창하지만 식재료는 물론 조리공간에 대한 신뢰는 낮은 편이다. 공간 및 메뉴의 질을 관리해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다.”

-정부에 바라는 게 있다면.

“국내 외식업체의 평균수명은 30개월에 불과하다. 외식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이를 보장해 주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shjang@seoul.co.kr
2020-03-27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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