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용사 유족에 허리굽힌 문 대통령 “예우 최선 다할 것”

입력 : ㅣ 수정 : 2020-03-2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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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김정숙 여사 행사 중 눈시울 붉히기도
서해 수호의날 첫 참석해 ‘보훈’ 강조
엄숙한 표정으로 유족 편지낭독 들어
분향 중 다가온 유족과 1분간 대화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마친 후 묘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0.3.27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마친 후 묘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0.3.27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27일 천안함 피격을 비롯해 서해에서 벌어진 남북 간 무력충돌 과정에 희생한 국군 용사들의 유족을 향해 고개를 숙여 위로를 표하고 그들의 헌신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이날 오전 10시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린 ‘제5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 등 서해에서 발생한 남북 간 무력충돌에서 희생된 55용사를 기리는 날로, 문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2018년에는 서해수호의 날 당시 문 대통령이 베트남 국빈방문 중이었으며, 지난해에는 ‘대구 경제투어’ 일정을 소화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추모 메시지를 낸 바 있다.

이날 기념식에는 제2연평해전 전사자 유가족과 연평도 포격도발 전사자 유가족, 천안함 피격용사 유가족과 천안함 관련 수색 과정에서 숨진 고(故) 한주호 준위의 유가족 등 약 100명의 유가족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국립대전현충원 고 한주호 준위 묘역에서 참배하고 있다. 고 한주호 준위는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사건 당시 희생자 탐색구조작업을 펼치다 사망했으며, 이후 충무무공훈장이 추서됐다. 2020.3.27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국립대전현충원 고 한주호 준위 묘역에서 참배하고 있다. 고 한주호 준위는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사건 당시 희생자 탐색구조작업을 펼치다 사망했으며, 이후 충무무공훈장이 추서됐다. 2020.3.27 연합뉴스

이날 정치권에서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김정화 민생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이 기념식장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식장에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뒤 맨 앞줄에서 고 윤영하 소령의 부친과 고 이상희 하사의 부친 등과 함께 착석해 시종일관 엄숙한 표정으로 기념식 진행을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우선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현충탑에 헌화와 분향을 했다. 이 과정에서 유족 중 한 명인 할머니가 우의를 입은 채 문 대통령에게 다가와 말을 건넸고, 문 대통령은 분향을 하려다 잠시 멈춘 채 눈을 맞추며 유족의 얘기를 듣기도 했다.

분향 후 문 대통령은 유가족 인터뷰 영상을 자리에서 시청했고 천안함 피격으로 희생된 고 임재엽 상사의 모친인 강금옥 여사가 고인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을 들었다.

강 여사는 “네 이름을 부르며 숨죽이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너를 평생 가슴에 묻어야 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고 말하고 흐느꼈고 참석자들도 눈물을 훔쳤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서해수호의 날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0.3.27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서해수호의 날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0.3.27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무거운 표정 강 여사의 목소리를 듣다가 편지 낭독이 끝나자 일어나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추모 영상을 보다 감정에 북받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진 기념사에서도 “서해수호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은 애국심의 상징”이라며 “서해수호 영웅들께 경의를 표하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올해 163억원 수준인 ‘전상수당’을 내년 632억원 수준으로 다섯 배 인상할 것”이라며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을 위한 예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기념식 뒤 문 대통령 부부는 ‘서해수호 55용사’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표현하기 위해 묘역 전역을 돌며 개별 참배와 헌화를 했다.

개별 참배와 헌화는 제2연평해전 묘역을 시작으로 연평도 포격 도발 묘역, 천안함 묘역 순으로 약 45분간 진행됐고, 고 한주호 준위 묘역 참배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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