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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보안법 갈등 속 톈안먼 시위 31주기…베이징 침묵

홍콩보안법 갈등 속 톈안먼 시위 31주기…베이징 침묵

강경민 기자
입력 2020-06-04 10:17
업데이트 2020-06-0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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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광장 경비 강화…VPN 등 해외정보 접근 차단 캐리 람 전날 베이징 방문…미국·대만, 중국에 사과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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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톈안먼 광장.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베이징 톈안먼 광장.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놓고 미중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에서는 4일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 31주기를 맞아 엄중한 통제 속에 침묵만 흘렀다.

4일 오전 톈안먼 광장은 한적한 가운데 외신 기자의 출입이 여전히 금지됐으며 중국인 관람객들도 소지품과 신체검사를 꼼꼼히 하는 등 경비가 강화된 모습이었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통제를 강화하는 상황까지 겹치면서 올해 톈안먼 시위 31주기를 맞은 톈안먼 광장은 더욱더 썰렁해졌다.

홍콩 매체 명보에 따르면 톈안먼 시위 당시 동조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이유로 실각한 자오쯔양(趙紫陽) 전 공산당 총서기 묘소에 대한 출입도 최근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중국에서 해외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가상사설망(VPN)을 대대적으로 차단하는 등 외부 정보 통제에도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서는 여전히 톈안먼 민주화운동을 뜻하는 ‘6·4’의 검색이 차단돼 있다.

수천 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톈안먼 시위는 중국에서 입에 올려서는 안 되는 금기로 간주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중국 관영 매체에서도 톈안먼 시위 31주기와 관련된 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 대신 홍콩보안법 통과가 중국의 국가 주권 수호를 위한 것이라는 당위성을 강조하는 보도만 연일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톈안먼 시위 31주기 바로 전날인 3일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해 홍콩·마카오 사무를 총괄하는 한정(韓正)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등을 만나 홍콩보안법 지지를 천명한 점도 예사롭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내부의 이런 분위기와 달리 중국 밖에서는 ‘톈안먼 유혈 진압’에 대한 중국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대만 당국은 3일 성명에서 “1989년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시위대를 유혈 진압한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중국에 촉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왕단 등 톈안먼 시위 주역들을 면담했고, 미국 국무부는 중국 당국의 유혈 진압을 비난하는 성명을 내는 등 대중국 압박 강도를 높였다.

홍콩 재야단체는 매년 개최되는 톈안먼 시위 추모 집회를 4일 강행할 예정이지만 홍콩 경찰은 코로나19 확산 등을 이유로 불허해 양측간 충돌이 예상된다.

톈안먼 사태를 ‘1980년대 말의 정치 풍파’라고 칭하는 중국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1980년대 말 발생한 정치 풍파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미 분명한 결론을 내렸다”며 “신중국 성립 70여 년 만에 이룬 위대한 성취는 우리가 선택한 발전 경로가 완전히 옳았음을 충분히 증명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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