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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명 속내 온전히 나눠 보니 ‘온기 있는 출판’ 신념 더 강해졌죠”

“작가 20명 속내 온전히 나눠 보니 ‘온기 있는 출판’ 신념 더 강해졌죠”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20-08-06 20:46
업데이트 2020-08-1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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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마음산책 지켜온 정은숙 대표

2권 이상 출간 작가 이야기 듣고
‘스무 해의 폴짝’ 책으로 엮어내
“신간 수명 끔찍하게 짧아졌지만
종수 늘리기보다 가능한 일 확장”
오디오북·외국 번역 수출 등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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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20주년을 맞아 20명의 작가를 인터뷰한 ‘스무 해의 폴짝’을 출간한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는 “지난 20년을 토대로 앞으로는 가볍고 세차게, ‘폴짝’ 도약하고 싶다”고 밝혔다. 마음산책 제공
창립 20주년을 맞아 20명의 작가를 인터뷰한 ‘스무 해의 폴짝’을 출간한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는 “지난 20년을 토대로 앞으로는 가볍고 세차게, ‘폴짝’ 도약하고 싶다”고 밝혔다.
마음산책 제공
“스무 해 동안 독자들 취향이 엄청나게 변화했어요. 그렇다면 작가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작가들을 만나 보면 출판사가 나아갈 방향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찾아다녔죠.”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가 작가 스무 명을 직접 만난 이유다. 지난해 9월부터 권혁웅 시인, 김금희 작가, 김연수 작가, 김용택 시인, 백선희 번역가, 신형철 평론가, 이기호 작가, 이해인 수녀, 황인숙 시인 등 마음산책에서 2권 이상 출간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걸 엮은 게 ‘스무 해의 폴짝’이다.

정 대표와 오랜 인연이 있던 작가들은 속내를 온전히 드러냈다. “누구랄 것도 없이 소설 속 인물들이 다들 잘 살아 줬으면 좋겠다”는 김금희 작가, 평론에 관해 논리적 구조물을 직조하는 방법과 정확한 문장을 쓰는 방법을 이야기한 신형철 평론가, “각 세대의 작가들에게는 각자의 역할이 있다”는 김연수 작가, 정 대표가 ‘언니´라고 부르는 황인숙 시인의 독특한 시작법 등등 읽는 내내 밑줄을 잔뜩 그어야 할 정도다. 그리고 읽다 보면 작가들이 문학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절실히 느낄 수 있다.

지난 4일 출판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인터뷰는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했다. 출판사 대표로서 작가를 만날 때는 대부분 책 이야기를 했는데, 지난 만남에선 “작가로 사는 사람들을 알게 됐다”고 했다. “한마디로 원천을 들여다본 느낌이죠. 그러면서 나는 왜 출판을 하는가, 왜 책을 만들어 독자에게 주고 있나 이런 생각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산책 책은 짧은 소설 시리즈를 비롯해 말 시리즈, 마음사전 시리즈, 그리고 줌파 라히리, 요네하라 마리의 전작, 작가와 시인의 산문집 등이 유명하다. 독자층이 탄탄한, ‘믿보’(믿고 보는) 출판사로 꼽힌다.

스무 해 동안 420종, 한 달에 두 권꼴로 책을 냈다. 외주를 주지 않고 조판부터 디자인까지, 직원 10명이 모두 동참한다. 담당 편집자와 디자이너에게 다른 직원이 자신의 경험을 건네면서 “책 만드는 즐거움을 모두 즐긴다”고 했다. “‘이게 돈이 될까’ 생각하지 않고 한 권 한 권 전력을 다했고, 그중에서 히트작이 꽤 많았다”면서 뿌듯한 표정도 지었다.

부침이 심한 출판계를 이제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이런 고민에서 시작한 인터뷰가 해답을 찾는 데 도움이 됐을까. 그는 “문학·인문·예술 분야 전문 출판사로서 인간의 온기를 잃지 않는 출판에 관한 신념이 더 강해졌다”고 주저 없이 말했다.

“신간의 수명이 끔찍하게 짧아졌지만, 종수를 늘리기보다 책이 나오면 할 수 있는 일을 더 확장하고 싶다”는 정 대표는 독자 북클럽 운영과 오디오북에 마음을 쓰는 시간이 많아졌다. 외국 번역 수출도 늘릴 생각이다. “마음산책의 색깔이 녹색이었다면 앞으로는 녹색을 그대로 유지한 채 조금 변주를 해 볼까 해요. 중심 색상 자체는 흔들리지 않는 다양한 시도라 할까요.”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20-08-07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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