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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못해 평생 한 될 듯” 김태균, 3분 동안 눈물만

“우승 못해 평생 한 될 듯” 김태균, 3분 동안 눈물만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0-10-22 18:04
업데이트 2020-10-2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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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기자회견에서 인사말 뒤 긴 침묵
“이글스는 내 자존심·자부심… 행복했다
1년 계약 뒤 20살 때보다 더 철저히 준비
납득 못하는 성적 나와서 결단 내린 것
은퇴 경기, 후배 타석 뺏는 것 같아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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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김태균이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은퇴 공식 기자회견에서 입술을 깨문 채 잠시 침묵하고 있다. 김태균은 “이글스는 내 자존심이었고 자부심이었다”며 “이글스 유니폼을 벗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전 연합뉴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김태균이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은퇴 공식 기자회견에서 입술을 깨문 채 잠시 침묵하고 있다. 김태균은 “이글스는 내 자존심이었고 자부심이었다”며 “이글스 유니폼을 벗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전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선수여서 너무 행복했다. 한화는 내 자존심이었고 자부심이었다.”

끝까지 털털한 모습을 보일 것 같았던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레전드’ 김태균(38)은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김태균은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굵은 눈물을 흘렸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로 은퇴 소감을 시작한 김태균은 3분간 말을 잇지 못했다. 김태균은 “이글스 유니폼을 벗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태균은 “인터뷰할 때마다 우승의 기쁨을 팬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게 평생 한으로 남을 것 같다. 후배들이 내 한을 풀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모든 것을 희생하신 부모님, 아내(김석류 전 아나운서), 아이들에게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2001년 프로에 데뷔한 김태균은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활동한 2010~2011년을 제외하고 18시즌을 한화에서만 뛰었다. 18시즌 동안 2014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320, 통산 홈런 311개, 통산 출루율 0.421, 통산 장타율 0.516을 기록한 뒤 지난 21일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김태균은 “작년에 1년 계약하면서 내가 납득하지 못하는 성적이 난다면 결단을 내리고 싶었다”며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아 스무 살 때보다 더 철저히 준비했는데 시즌 개막하고 얼마 되지 않아 2군으로 내려갔을 때 은퇴 준비를 했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지난 8월 팔꿈치 염증으로 다시 2군에 내려간 일은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팀에 부담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 열심히 하는 후배의 자리를 뺏을 수 없다는 생각이 컸다.

리그 최고의 우타자로서 화려한 발자취를 남겼지만 김태균은 팀 성적이 좋지 않았던 점에 대해 팬들에게 거듭 미안함을 나타냈다. 팬들의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김태균은 눈물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태균은 떠나면서까지 후배들과 팀을 생각했다. 김태균은 “은퇴 의사를 전했을 때 타석에 서는 것에 대해 구단에서 제의해 주셨지만 나보다 더 간절하고 소중한 타석일 수 있는 선수들이 있는데 기회를 뺏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거절했다”며 “한화 이글스가 다시 강팀이 될 수 있도록 후배들이 힘내 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대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20-10-2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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