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달구는 1·2인자 권력투쟁說
中인민일보 리 연설문 대대적 보도
공산당 “시 권한 재편 움직임” 술렁
시진핑사단 톈진시장 지난달 돌연사
“리 총리가 주도한 부패추방 희생양”
중간선거 앞둔 바이든 지원 보도도
외교가 “시주석 실각 가능성 낮지만
제로코로나 불만에 경제통 리 부상”
리커창 중국 총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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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리 총리가 지난달 25일 국무원 염정공작회의(반부패기구)에서 발표한 연설문을 한 면을 모두 할애해 소개했다. 일간지가 한 달 가까이 지난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이례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보도로 공산당 내부가 크게 술렁였다”며 “지난 9년간 강력한 권한을 행사한 시 주석에 균형을 맞추려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인민일보는 최근 리 총리가 파키스탄·오스트리아·스리랑카·노르웨이 총리 등과 통화한 내용도 챙기며 그의 존재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뉴스위크 일본판도 지난달 말 ‘시자쥔’(習家軍·시진핑사단)으로 불리는 랴오궈쉰 톈진시장이 돌연사한 사실을 전하며 “리 총리가 주도한 부패추방 운동이 시진핑사단을 겨냥했고 이 과정에서 랴오 시장이 희생양이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고위 관리가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자살하면 돌연사로 처리되는 것이 관례다. 그는 20차 당대회에서 중국을 이끌 새 지도부(25명)에 입성할 것으로 점쳐지던 다크호스여서 논란이 됐다. 향후 권력 구도 재편에 맞춰 시진핑파와 리커창파가 명운을 걸고 격돌에 들어갔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타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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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이런 보도들에 대해 ‘진위가 확인되지 않을뿐더러 현실성도 크지 않다’고 본다. 그럼에도 리커창 대망론이 퍼지는 것은 중국 안팎에서 시 주석의 권위주의 행보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많고, 그와 대비해 시장경제를 중시하고 ‘유연한 리더십’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리 총리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2022-05-25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