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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민간인 1000여명 노렸다… 전폭기 띄워 우크라 쇼핑몰 ‘명중’

러, 민간인 1000여명 노렸다… 전폭기 띄워 우크라 쇼핑몰 ‘명중’

안동환 기자
안동환 기자
입력 2022-06-28 18:14
업데이트 2022-06-2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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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폭격에 최소 77명 사상

축구장 2개 크기 화염 휩싸여
젤렌스키 “가장 뻔뻔한 테러”
정밀 타격 미사일… 고의 정황
G7 “푸틴 전쟁범죄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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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중부 폴타바주(州) 크레멘추크의 한 병원에서 러시아의 쇼핑몰 미사일 공격으로 부상한 한 부부가 치료를 받으며 손을 잡고 있다. 러시아가 이날 민간인으로 붐비던 크레멘추크의 쇼핑몰을 미사일로 공격해 최소 16명이 숨졌다. 이날 공격은 독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원이 합의된 날 벌어졌다. 2022.6.28 A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중부 폴타바주(州) 크레멘추크의 한 병원에서 러시아의 쇼핑몰 미사일 공격으로 부상한 한 부부가 치료를 받으며 손을 잡고 있다. 러시아가 이날 민간인으로 붐비던 크레멘추크의 쇼핑몰을 미사일로 공격해 최소 16명이 숨졌다. 이날 공격은 독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원이 합의된 날 벌어졌다. 2022.6.28 A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 크레멘추크의 번화가. 이곳에서 330㎞ 떨어진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상공에 떠 있던 투폴레프 22M3 전략폭격기 편대가 발사한 순항미사일이 오후 4시 쇼핑몰에 명중했다. 축구장 두 개 크기인 1만㎡(3025평) 넓이의 쇼핑몰은 화염에 휩싸여 검은 연기를 내뿜었다. 당시 쇼핑몰 안에는 장을 보던 여성과 어린이 등 민간인이 1000명 넘게 있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28일 오전 7시 기준으로 최소 18명이 숨지고 59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에 “희생자 수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인구 약 21만 7000명의 크레멘추크는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정유시설이 있는 공업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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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1000여명 있던 우크라 쇼핑몰 폭격… G7 “푸틴 전쟁범죄” 비판 성명
러, 1000여명 있던 우크라 쇼핑몰 폭격… G7 “푸틴 전쟁범죄” 비판 성명 27일(현지시간) 오후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인 크레멘추크의 대형 쇼핑몰이 러시아 전략폭격기의 순항미사일 공격 직후 불길에 휩싸인 채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폭격 당시 1000명이 넘는 민간인이 쇼핑몰 안에 있었다고 밝혔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폭격 직후 낸 공동성명에서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러시아의 무차별적인 공격은 전쟁범죄”라고 비난했다.
크레멘추크 AP 연합뉴스
CNN과 BBC 등은 폭격 직후 찍힌 동영상을 올려 처참한 현장 상황을 전했다. 치솟는 불길 속을 헤쳐 나온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 있는 사람들이 (또) 있냐”고 절규하는 소리가 영상에서 들렸다고 BBC가 전했다. 4시간에 걸쳐 진화 작업을 한 소방관 올렉시(46)는 “잔해 밑에 깔린 희생자들이 아주 많다”며 “평소에도 붐비는 쇼핑몰이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자행한 크레멘추크 쇼핑몰 공격은 유럽 역사상 가장 뻔뻔스러운 테러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크레멘추크 당국은 “군사 시설이나 기반 시설이 아닌 쇼핑몰 공격은 민간인 학살”이라고 성토했다.

이번 사건은 러시아군이 민간인 공격을 의도한 ‘기획된 군사작전’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군이 전략폭격기 편대를 동원했고, 오차범위 수미터 내로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로 폭격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황은 쇼핑몰 공격이 고의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폭격 시점도 의도된 메시지의 성격이 짙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대러 추가 제재안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및 재정적(약 38조원 규모) 지원을 발표한 당일 공격이 감행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돈바스 전장에서 수백㎞ 떨어진 쇼핑몰을 겨냥한 공격은 러시아가 적대 행위를 더 강화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러시아군은 2015년 시리아 내전에서도 학교 등 민간인 밀집 지역을 무차별 폭격하는 잔혹한 전술로 ‘도살자’ 소리를 들었다. 이번 공격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러시아군에 계속 항전하는 한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는 공포심을 주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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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정상들은 폭격 직후 공동성명을 통해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은 전쟁범죄”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책임을 추궁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리는 희생자 가족과 이런 잔혹 행위에 대한 분노를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푸틴은 그의 행동이 모든 G7 국가가 가능한 한 오래 우크라이나 편에 서겠다는 결의를 다지게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동환 전문기자
2022-06-2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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