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학생들 휴학 승인… 정부 “즉시 감사” 강경 대응 예고

서울대 의대, 학생들 휴학 승인… 정부 “즉시 감사” 강경 대응 예고

김지예 기자
김지예 기자
입력 2024-10-02 03:49
수정 2024-10-02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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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 휴학 불가’ 정부 방침과 배치
비대위 “다른 의대도 승인 기대”

서울대는 총장 아닌 학장에 권한
“복귀해도 1년 과정 교육 불가능”
전국 40곳 2학기 출석률도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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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과대학 모습. 2020.9.9. 뉴스1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과대학 모습. 2020.9.9.
뉴스1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의대생들이 지난 2월부터 집단으로 휴학계를 내고 수업을 거부 중인 가운데 서울대 의대가 학생들의 휴학을 승인했다. 의대생 동맹 휴학은 승인 불가라는 정부 입장에 반대해 처음 휴학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국 다른 의대로까지 파장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는 전날 의대생들의 올 1학기 휴학 신청을 일괄 승인했다. 교육부가 ‘동맹 휴학은 휴학 사유가 될 수 없다’는 방침을 정한 뒤 대학들은 휴학계를 처리하지 않았는데, 서울대가 전국 의대 40곳 중 의대 증원 반대를 이유로 낸 휴학계를 처음 승인했다.

대부분의 대학은 휴학 승인 권한이 대학 총장에게 있지만 서울대는 학칙상 각 단과대 학장에게 있다. 이에 따라 의대 학장이 대학 본부와 상의 없이 자체적으로 휴학 신청을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

의대 교수들은 지난 1학기 수업을 듣지 않은 학생들이 오는 11월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내년 2월까지 1년 과정을 가르치는 것은 어렵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는 그동안 대학이 휴학계를 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1년간 빼곡하게 설계된 의대 교육과정 특성상 3~4개월 안에 정상적인 교육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서울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휴학은 진작에 승인했어야 했다”며 “다른 의대도 같은 조치를 취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정부는 의대생들이 복귀만 한다면 유급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지난 7월 의대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 만들어 학년제 실시 등 학사 유연화를 허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대생들의 복귀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최근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학년도 2학기 40개 의대의 재적생 1만 9374명 가운데 출석한 학생은 548명(2.8%)에 그친다.

서울대가 동맹 휴학을 승인하면서 다른 의대도 휴학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집단 휴학이 현실화하면 최악의 경우 내년 1학년생 총 7000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정부는 휴학 승인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교육부는 이날 “독단적으로 대규모 휴학 신청을 일괄 승인한 것은 학생을 의료인으로 교육시키고 성장시켜야 할 대학 본연의 책무를 저버린 매우 부당한 행위”라며 “의대 학사 정상화와 학생 학습권 보호를 위해 지속해 온 노력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교육부는 서울대에 대한 현지 감사를 진행하고 중대한 하자가 확인되면 문책하거나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2024-10-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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