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환보유액 3000억弗 시대 열렸다

국내 외환보유액 3000억弗 시대 열렸다

입력 2011-05-04 00:00
업데이트 2011-05-04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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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외환보유액 ‘3000억 달러 시대’를 열었다. 한국은행은 4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3072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2005년 2월 2000억 달러 돌파에 이어 6년 2개월 만에 3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7년 12월 204억 달러에 그쳤던 외환보유액과 비교하면 무려 15배 늘어난 것이다.

외환보유액이 3000억 달러대에 진입한 것은 미 달러화 약세가 큰 영향을 미쳤다. 전월 말(2986억 2000만 달러) 대비 85억 8000만 달러가 증가했으며,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신재혁 국제총괄팀 과장은 “유로화, 파운드화 등의 강세로 이들 통화 표시자산의 미국 달러화 환산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다 보유 외환의 운용수익이 발생해 외환보유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유로화 가치는 3월 말 1유로당 1.4162달러에서 4월 말 1.4806달러로 올라 사상 최고점인 2008년 4월 22일의 1.5985달러에 근접했다. 파운드화 가치도 1파운드당 1.6032달러에서 1.6707달러로 4.2%, 엔화 가치는 1달러당 83.21엔에서 81.11엔으로 2.6% 상승했다. 상품별 비중을 보면 유가증권이 2719억 1000만 달러(88.5%)로 가장 많았지만 전월(91.0%) 대비 2.5% 포인트가 감소했다. 반면 예치금은 301억 9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82억 6000만 달러 증가해 비중도 7.3%에서 9.8%로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36억 2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8000만 달러 줄었고, IMF 포지션(회원국 수시 인출권)은 14억 달러로 전월보다 2억 1000만 달러 늘었다. 금 보유액은 8000만 달러(0.03%)로 전월과 동일했다. 3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순위는 중국과 일본, 러시아, 타이완, 브라질, 인도에 이어 세계 7위 수준이다.

외환보유액 3000억 달러 돌파로 ‘적정성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금융위기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는 외환보유액이 많은 것이 긍정적이지만, 보유 비용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외환보유액 증가로 시중 통화량이 늘어날 경우 이를 흡수하기 위해 통화안정증권(통안증권)을 발행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통안증권의 이자 지급액은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의 이자 수입액보다 많아 ‘역마진’이 생길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 국채와 국내 통안증권 간 수익률 격차는 2.85% 포인트에 이른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2000억 달러 후반에서 3000억 달러 중반을 적정 수준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진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달러화 약세에 대비하고 외환 보유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외환 보유 자산의 통화 구성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11-05-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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