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재벌가 공세에 동네빵집 사라진다
전직 고위 경제관료가 대기업의 중소업종 진출을 비판한 것을 계기로 관련업계의 실태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에도 커피숍, 제과점 등 업종에 대기업이 진출하면서 영세상인들이 폐업 등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온 터다.자료사진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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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중소기업중앙회 등에 따르면 국내 자영업자 제과점은 2003년 초 전국 약 1만 8000개에서 지난해 말 4000여개로 급감했다. 폐업이 잇따른 데 따른 것으로 8년 만에 77.8%가 감소한 것이다. 반면 대표적인 대기업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점포 수 3000개를 돌파했다.
특히 삼성, 신세계, 롯데 등 재벌가의 딸들이 커피전문점과 제과점을 결합한 형태의 ‘럭셔리 베이커리’ 사업에 진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계열사 보나비를 통해 베이커리형 카페 ‘아티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장녀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은 베이커리 ‘달로와요’, ‘베키아 에 누보’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 장선윤 사장은 ‘포숑’, 현대차그룹 정성이 전무는 ‘오젠’이라는 브랜드로 베이커리 사업을 하고 있다.
대기업이 일반 음식점이나 분식집에 대기업이 진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LG는 아워홈과 사보텐, LF푸드 등 계열사를 통해 라면·순대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CJ역시 비빔밥 등 한식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명그룹은 계열사 베거백을 앞세워 떡볶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재벌·대기업 브랜드들이 자본력과 세련된 이미지를 앞세워 젊은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면서 “제과점이나 커피숍은 이들의 주력업종이 전혀 아닌 데다 서민 창업에 알맞은 업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골목 상인들의 위기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유통·서비스 분야 적합업종 선정에 신속히 착수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진념 전 경제부총리는 지난 11일 한 세미나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를 풀었더니 대기업이 커피숍이나 입시학원을 경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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