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법·윤리 위반 임직원 관용 베풀지 마라”

이건희 회장 “법·윤리 위반 임직원 관용 베풀지 마라”

입력 2012-03-22 00:00
수정 2012-03-22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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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공정위 조사방해 大怒” 김순택 부회장 사장회의서 밝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직원들의 잘못된 인식과 관행에 대로(大怒)했다. 지난해 6월 삼성테크윈 부정 사태를 질타한 이후 10개월여 만이다. 지난 18일 삼성전자가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는 이유로 최고 한도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았기 때문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이 회장은 “앞으로 어떠한 이유에서든 법과 윤리를 위반하는 직원에게는 관용을 베풀지 말라.”고 주문했다.

김순택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2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회의에서 삼성전자가 공정위로부터 과태료 부과 조치를 당한 것과 관련해 “정부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명백한 잘못”이라면서 “법과 윤리를 위반하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그룹은 철저한 자기반성과 함께 확고한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앞으로 회사를 평가할 때 정량적인 경영실적 외에 ‘얼마나 법과 윤리에 맞춰 준법경영을 잘 실천하고 있는가’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잘못을 딛고 건강한 모습으로 가야 한다는 대다수 임직원의 생각이 있고 사장들이 앞장서서 챙기면 잘못된 인식과 관행을 끊을 수 있다.”면서 “정도(正道)를 걷는 것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공정위 조사 방해와 관련해) 이건희 회장이 화를 많이 내며, 강한 질책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특히 이 회장은 김 부회장에게 정부의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강하게 징계하라고 지시했다. 삼성 사장단 역시 이날 회의에서 1시간여 동안 토론을 벌이며 자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이날 김 부회장의 발언은 이 회장의 지시와 의중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면서 “지난해부터 시작된 부정 및 담합과의 전쟁에 이어 컴플라이언스(윤리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여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24일 휴대전화 가격 부풀리기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수원사업장을 찾은 공정위 조사위원들의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 이 때문에 지난 18일 역대 최고 액수의 과태료인 4억원을 부과받았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2-03-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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