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사회 진출ㆍ지위 향상…육아 부담 휴직자 급증
만 18세 이하 미혼 자녀를 둔 여성 중 직업, 건강, 경제 등에 대한 만족도는 취업여성(워킹맘)보다 미취업여성(전업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여성의 사회 진출이 확대되고 사회적 지위도 높아졌지만, 자녀 교육과 가사 부담 등으로 취업여성의 만족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남성을 포함한 육아 휴직 사용자는 8년 새 8.5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통계청은 26일 여성주간을 맞아 부문별 여성의 모습을 조명하는 ‘2012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여성 사회활동 참여 약진…초등교사 4명 중 3명
여성의 의료계, 교육계, 공직사회 진출이 계속 늘고 있다.
여성 치과의사 비율은 1980년 10.9%에서 2010년 4명 중 1명꼴인 25.3%로 늘었고 여성 한의사 비율은 같은 기간 2.4%에서 16.9%로 뛰었다.
약사는 1980년 50.4%로 절반을 넘어선 이후 2010년 64.1%에 달했다.
작년 초등학교 교원 4명 중 3명인 75.8%가 여성이었으며, 중학교 여성 교장은 2000년 8.7%에서 작년 18.4%로 늘었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2000년 5.9%에서 올해 15.7%로 확대됐다. 여성 기초자치단체장 비율은 1995년 0.4%에서 2010년 2.6%로 증가했다.
2010년 공직 내 여성 공무원 비율은 41.8%로 2006년(38.8%)보다 3%포인트 늘었다. 4급 이상 여성 공무원 비율은 2007년 4.5%에서 2010년 6.3%로 증가했다.
올해 외무고시 여성합격자 비율은 53.1%로 작년(55.2%)보다 하락했지만, 3년째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판사, 검사 등 법조인 중 여성 비율은 15.0%로 2000년보다 11.9%포인트 증가했다.
◇워킹맘 10명 중 3명 “불만”…절반 이상 “이혼할 수도”
그러나 취업여성의 만족도는 미취업 여성보다 낮았다.
경제적인 면과 직업, 건강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한 주관적 만족감을 묻는 말에 워킹맘 중 30.6%는 불만족 한다고 답해 만족한다는 응답(24.1%)을 웃돌았다.
전업맘은 27.9%가 만족했다. 불만족 비율(25.4%)보다 높다.
가족생활 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워킹맘이 48.1%로 전업맘(46.0%)보다 약간 높았지만, 배우자에 대한 만족도는 워킹맘이 55.0%로 전업맘(61.2%)보다 6.2%포인트 낮았다.
자녀에 대한 만족도 역시 워킹맘이 70.2%로 전업 맘(72.1%)에 못 미쳤다.
자녀의 학교운영에 참여하는 정도는 전업맘이 38.0%로 워킹맘(23.4%)보다 높았으며, 활발히 참여하는 비율은 전업맘이 7.6%로 워킹맘(3.3%)의 2배를 넘었다.
가사분담은 워킹맘의 62.3%와 전업맘의 71.3%가 ‘부인이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도 워킹맘의 86.5%와 전업맘의 89.9%가 그렇게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혼에 대해 워킹맘의 41.3%는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답했다. ‘이유가 있으면 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 8.9%를 포함하면 절반 이상이 이혼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3.0%는 ‘이유가 있더라도 가급적 이혼해서는 안된다’고 답했고 9.8%가 ‘어떤 이유라도 이혼해서는 안된다’고 해 이혼에 부정적인 의견이 52.8%에 달했다.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전업맘(56.1%)이 워킹맘(52.4%)보다 높았다.
◇육아휴직 사용자 8년 사이 8.5배로 증가
육아와 자녀 교육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 육아휴직 사용자가 급증했다.
육아휴직 사용자는 2011년 여성 5만 6천738명, 남성 1천402명 등 5만 8천140명으로 2003년(6천817명)의 8.5배에 달했다.
육아휴직자 중 여성 비율은 2011년 97.6%, 2010년 98.0%, 2009년 98.6%로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9.7%로 남성(73.1%)에 크게 못 미쳤다. 연령별로는 25~29세(71.4%)가 가장 높았고 출산ㆍ육아기인 30~39세(55%)에 급감했다가 40대에 다시 높아졌다.
여성 취업자의 교육 정도를 보면 고졸(38.8%)이 가장 많았고 다음이 대졸이상(35.3%)이었다.
작년 여성 취업자 가운데 임금근로자는 73.6%였다. 상용직이 37.1%, 임시직이 28.7%, 일용직이 7.9%를 차지해 남성보다 임시직과 일용직의 비율이 높았다. 남성은 임시직 종사자 비율이 여성의 절반인 14.8%를 기록했다.
여성 취업자의 직업분포로는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가 20.9%로 가장 많았고 사무(18.6%), 단순노무(16.8%), 서비스(16.2%), 판매(14.7%) 등이 뒤따랐다.
2009년 기준 여성들의 무급노동(가사노동과 자원봉사 포함) 시간은 2시간53분으로 남성(36분)의 4.8배였다. 무급노동시간 격차는 2006년의 일본(3배), 2003년의 이탈리아(3.4배)보다 크다.
미취학자녀가 두 명 이상 있는 25~44세 여성은 하루 중 4시간44분(19.7%)을 가족 돌보기에 쓴 반면 남성은 67분(4.7%) 사용하는 데 그쳤다.
◇여성 100명 중 18명은 60세 이상
지난해 기준으로 연령별 여성인구의 비중을 보면 60세 이상이 18.7%로 가장 높았다. 40대(16.8%), 30대(15.7%) 등이 뒤를 이었다. 60세 이상 여성인구의 비중은 1990년 9.6%에서 20년 만에 2배로 뛰었다.
성별로는 50대 이후부터 여성인구가 남성인구보다 많아졌다. 50대 여성인구는 370만 9천 명인 반면 남성은 370만 8천 명이었다. 60세 이상은 여성이 467만 4천 명, 남성이 356만 9천 명이었다.
지난 2010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 당 사망자는 여성이 453.9명으로 남성(570.0명)보다 116명 적었다.
여성의 원인별 사망률은 암이 10만 명당 107.8명으로 가장 많았고 뇌혈관질환(54.8명), 심장질환(47.4명), 자살(21.0명), 당뇨병(20.5명), 폐렴(14.5명), 고혈압성 질환(13.1명) 등 순으로 나타났다.
기대수명은 여성이 84.1년으로 남성(77.2년)보다 6.9년 더 길었고 10년 전(2000년)과 비교하면 여성은 4.5년 늘어 남성(4.9년)보다 증가 폭은 낮았다.
지난해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29.1세로 대학진학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이 올라가면서 20년 전(24.8세)보다 4.3세 늦어졌다.
여학생의 대학진학률은 지난해 75.0%로 남학생(70.2%)보다 높았으며 2009년 이후 여학생의 진학률이 남학생을 앞질렀다.
출산율은 30~34세가 114.5명(여성인구 1천 명 당)으로 가장 높았고 25~29세(78.5명), 35~39세(35.4명)가 뒤를 이었다.
여아 100명에 대한 남아 수인 출생성비는 105.7로 정상 수준(103~107)을 유지했다. 특히 셋째 이상 출생성비가 109.5로 1990년(193.3)보다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 여성 긴급전화(☎ 1366) 상담건수는 19만 1천50건이며 가정폭력(37.2%), 성폭력(5.1%), 부부갈등(4.4%)과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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