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총수들 “여름휴가 못가겠네”

재벌 총수들 “여름휴가 못가겠네”

입력 2012-07-08 00:00
수정 2012-07-0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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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시국에 런던올림픽까지 겹쳐휴가 떠나는 회장들도 조용히 경영구상 매진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왔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와 2012 런던올림픽 개막 탓에 쉴 틈을 내지 못하는 재벌 총수들이 많다.

휴가 계획을 세운 기업인들도 자택에서 차분히 쉬면서 유럽발 경기침체에 따른 위기를 타개할 하반기 경영 구상에 몰입하기로 했다.

◇비상경영·올림픽…”휴가는 언감생심” = 8일 산업계에 따르면 유럽발 경제위기의 여파로 대다수 기업이 비상경영 모드에 들어간 탓에 상당수 ‘회장님’들이 여름휴가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또 7∼8월에는 런던올림픽이 열릴 예정이어서 체육계를 후원하는 재계 총수들은 더욱 바쁜 여름을 보내게 됐다.

여름이 더 바쁜 대표적인 기업인으로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꼽힌다.

2003년부터 별도 여름휴가 기간을 정하지 않는 최 회장은 이번에도 휴가를 내지 않고 업무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아 대표팀 출정식에 참석하고 선수단 응원과 격려 등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치기로 해 더욱 분주할 것이라는 게 그룹의 설명이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도 런던올림픽에 참석하기 위해 이달 하순 출장을 떠나는 등 정신없는 여름을 보낼 전망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기도 한 이 회장은 올림픽 개막 직전에 열리는 IOC총회와 올림픽 개막식 등에 참석한다.

또 한국선수들이 참여하는 경기도 일부 관람할 계획이다. 다만 이 회장은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런던에 머무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여름휴가 계획을 아직 특별하게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자택에서 독서와 경영구상을 하는 시간을 가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여름마다 집에서 휴식을 취하던 포스코 정준양 회장은 올해는 비상 시국을 맞아 종횡무진 국외 출장을 다니느라 아직도 휴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5∼6월 인도, 중국, 호주, 멕시코, 브라질, 베트남을 돌며 사업 파트너를 만나거나 현장을 둘러본 데 이어 이달 10일부터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릴 세계철강협회(WSA) 집행위원회에 참석한다.

7∼9월이 최대 성수기인 항공업계 리더들도 휴가를 가기는커녕 더 바쁜 여름을 보내게 됐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은 여름 휴가를 떠나지 않고 평소처럼 출근해 업무를 보기로 했다.

조 회장은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대한탁구협회장 자격으로 런던올림픽에도 다녀와야 하기 때문에 어느 해보다도 바쁠 것이라고 그룹 관계자가 전했다.

최근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유상증자를 마무리하고 경영권 회복을 앞두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 역시 휴가 없이 여름을 보낸다.

박 회장은 주로 집무실에 머물며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기 위한 전략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휴가는 가지만…” 하반기 경영구상 골몰 = 일찌감치 여름 휴가계획을 세워놓은 총수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대내외 경제 환경이 극도로 나빠져 휴가를 즐기기보다는 하반기 경영계획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여름 휴가 기간에 자택에 머물며 하반기 경영구상을 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로 하반기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위축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올해 그룹의 사업 목표를 달성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기아차 중국 3공장 건설에 따른 중국 자동차 시장 공략에 대해서도 고민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반기 최악의 상황’을 거론하며 최근 계열사 사장단에 비상경영체제를 주문한 롯데그룹 신동빈 총괄회장은 내달 초로 휴가 날짜를 잡기는 했지만 휴가 중에도 경영 현안을 적극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매년 휴가 때마다 가족이 있는 일본을 방문해 왔다.

LG그룹 구본무 회장도 올해는 특별한 여름 휴가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구 회장은 한남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를 대비하고, 시장선도를 위한 전략 등의 경영구상을 가다듬을 것으로 예상된다.

GS그룹 허창수 회장은 7월말 열리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제주 하계포럼에 참석해 불확실성 시대의 기업의 생존전략과 관련해 참석자들과 다양한 의견을 나눈다.

이어 가족과 함께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하반기 경영구상을 할 계획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업계 최고경영자(CEO)들 또한 차분히 쉬면서 경영계획을 구상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정연주 부회장과 대림산업 김윤 부회장은 더위가 가장 심한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 일주일 가량 휴가를 낼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자택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사업 계획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GS건설 허명수 사장은 어려운 건설경기를 고려해 팀장급 이상 임직원 전원과 함께 여름휴가를 2주에서 1주로 줄였다. 이에 따라 다음달 9∼15일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이밖에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과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휴가 날짜를 정하지 않았으나 특별한 일정 없이 예년처럼 자택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경영 일선을 지킬 예정이다.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도 8월초로 예정된 여름 휴가 기간에 특별한 일정 없이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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